교보증권은 17일 현대 자구안으로 인해 현대건설문제는 일단 수면아래로 잠복될 수 있지만 성패판단은 다시 후일로 미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분석자료 `현대건설 자구안이 중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현대 자구안은 긍정적 및 부정적 요인이 겹쳐 증시에 미칠 영향력을 단정짓기 어렵고 이행과정과 연말이후 현대건설의 자생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보증권은 지금까지 드러난 현대 자구안을 볼 때 현대자동차 등의 지원과 자구노력으로 연말까지 돌아오는 만기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어느 정도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룹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전망이고 당초 2003년으로 예정된 현대전자의 계열분리도 1년이상 앞당겨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구안의 문제점도 적잖다는 지적이다.
우선 서산농장의 위탁판매가 과연 단시일에 이뤄질 수 있을 까 하는 점이다. 연말까지 판매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확실한 유동성은 서산농장을 담보로 주택은행이 지원한 2100억원뿐이며 따라서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만이 현대건설의 생존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계동사옥을 현대중공업이 과연 사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법령과 주주이익에 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원을 검토한다고 했지만 뚜렷한 입장표명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계열사 지원으로 일단 연말까지 회생의 길을 걷게되긴 했지만 금융권의 채권만기 연장이 당초 계획된 올 연말뿐 아니라 내년이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내년초부터 기존채무를 회수할 경우 급격한 업황호전이 없는 한 추가 만기연장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 김정표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에는 현대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었다"며 "일단 현대건설로 인한 급등락 가능성은 희박해졌으며 앞으로 현대증권의 외자 유치 성사 및 미국 증시의 안정성 여부가 국내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기성basic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