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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들 '벤처밸리' 속으로…

입력 | 2000-04-10 19:44:00


대기업 임원들이 벤처밸리로 ‘체험여행’을 떠난다.

벤처기업에 직접 들러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벤처기업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벤처의 문화와 ‘언어’를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SK는 그룹 내 e비즈니스 담당 상무 15명을 이달 하순 서울벤처밸리에 직접 투입, 벤처문화를 체험하는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삼성역에 이르는 테헤란로를 따라 5명이 1개조를 이뤄 3개 벤처기업을 방문, 사례연구 활동을 벌일 계획.

SK아카데미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흡수, 소화하는 첩경은 현장을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현장체험 프로그램은 하루 일정으로 치러질 예정. 상당수 임원들이 “1주일 정도 벤처기업으로 출근, 푹 젖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으나 벤처기업의 입장과 사내 업무처리 등을 고려해 하루로 결정됐다.

LG는 그룹교육기관인 인화원을 중심으로 그룹 내 e비즈니스 관련 임원들에 대해 ‘서울 벤처밸리 현장체험’을 추진중이다. LG는 이를 위해 e비즈니스 교육컨설팅 업체인 e코퍼레이션과 체험 대상 벤처기업 및 체험교육의 내용 등을 협의하고 있다.

LG그룹은 SK처럼 특정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체험방문을 실시하되 형식보다는 벤처기업 직원들과의 토론과 대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

e코퍼레이션 김영한부사장은 “대기업들이 벤처의 기업문화와 경영방식을 다각적으로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면 이에 따라 임원들의 현장체험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벤처행에 대해 벤처기업 쪽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기업들이 방문기업을 선정하면서 과거 하청업체나 협력업체를 대하듯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경우 벤처기업의 진정한 내부문화를 전달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은 어쨌든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공동발전을 꾀해야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는 대기업 임원들이 벤처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자세변화로 평가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타내고 있다.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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