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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03:00: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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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400명 美의회서 한복 퍼포먼스… 교과서 동해병기 일궈”

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 방한, 버지니아주 법개정 과정 책 펴내 15만 동포 성금 모금 등 힘 모아… 日의 조직적 방해 공작 이겨내


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은 “동해 병기 법안을 통과시킨 건 모든 교민이 힘을 합친 결과”라며 “교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미국 교과서에 ‘East Sea(동해)’ 표기를 집어넣은 건 수많은 미국 교민들입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책으로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2014년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미국 교과서 동해 병기 운동’을 주도한 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65)이 방한했다. 5일 서울 팔래스호텔 출판기념회 및 동해 병기를 추진하는 모임(동추모) 발대식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행사장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동해 병기 운동 당시 한인들의 열의를 떠올렸다. 워싱턴 한인 연합회가 주도한 이 운동의 결과, 미국 교과서 지도에 표기된 ‘일본해(Sea of Japan)’를 ‘동해(East Sea)’와 함께 표기하도록 버지니아 주의 법이 개정됐다. 이 법이 발효된 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 주, 메릴랜드 주 등 7개 주 학교에서 동해 표기가 된 지도를 볼 수 있게 됐다.

 한 회장이 쓴 책 ‘동해 병기’에는 2013년부터 약 1년간 교민들이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했던 노력들과 함께 옛 지도 70여 장이 첨부돼 있다. 모두 한 회장과 교민들이 버지니아 주 의회에 제출한 자료들이다. 한 회장은 “당시 동해 병기 법안 통과를 방해하려는 일본의 방해가 극심했기 때문에 정확한 사료로 무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본은 대사관 차원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니 동해도 당연히 일본해로 표기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로비스트까지 동원해 일본 사업체를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훼방을 놓았다.

 일본의 조직적인 방해에 대응하려면 교민들이 최대한 힘을 합해야 했다. 한 회장은 워싱턴 한인협회와 함께 ‘교민 1명이 5달러 성금 내기 운동’을 벌여 활동 자금을 모았다.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해당 법안 통과를 결정하는 날에는 교민 400명이 한복을 입고 달려가 의회 안팎에서 동해 병기의 필요성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버지니아 주 의원들이 15만 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가 주도한 운동이 성과를 내면서 교민 사회도 크게 고무됐다.

 “만리타향에서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들고 외롭고 서러운 일이 많아요. 하지만 동해 병기 운동을 통해 ‘우리가 뭉치면 법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교민 사회에 생겼죠.”

 한 회장은 이 여세를 몰아 모든 교민들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글로벌 한인연대를 중심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교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여러 나라에 사는 교민들이 차별을 덜 받고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려면 이런 하나 된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응원도 부탁했다.

 “교민들은 스스로를 독립군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교민들도 외국의 법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힘을 보태주면 교민들은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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