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사고’ 제주 육상선수단 ‘완주’에 관객들 ‘뜨거운 박수’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28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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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문 개방 사고가 난 비행기에 탑승했던 제주도 소년체전 육상선수단이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다.

28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에선 제52회 전국소년체전 육상트랙 남자 중등부 800m 예선 경기가 열렸다.

출발선에는 제주 소속 선수를 비롯해 서울, 대전, 충북 소속 선수 등 7명이 섰다.

경기가 시작되자 제주 선수는 조금씩 후위로 뒤처지기 시작했다.

경기장 한 바퀴를 돈 400m 지점에선 대전 소속 선수가 다리에 불편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제주 선수는 앞 선수와의 거리가 계속 벌어지는 가운데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다.

제주 소속 선수가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충북 선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2분8초11보다 21.84초 뒤처진 2분29초95의 기록이었다.

다소 아쉬움이 남은 기록이었지만 관객들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 관객은 “잘했다 친구”라고 큰 목소리로 외치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경기를 관람한 정성권씨(39)는 “선수의 표정이 너무 굳어 있어 안쓰러웠다. 큰 일을 겪고도 경기에 참여한 것이 대단하다”며 “앞으로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어른들이 잘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제52회 전국소년체전 육상경기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3.5.28/뉴스1 ⓒ News1
28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제52회 전국소년체전 육상경기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3.5.28/뉴스1 ⓒ News1
이어 “어린 나이에 누구도 견디기 힘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레이스를 완주했다는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소년체전 육상트랙 경기는 모두 종료됐다. 제주 육상선수단은 육상트랙에서 남자 장거리 종목인 3000m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했다.

비행 중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를 경험한 뒤 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와중이었다.

앞서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 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비행편에는 울산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 육상선수단 47명(초·중등 선수 38명, 임원 7명)과 유도선수단 20명(초·중등 선수·임원 각 10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비상문과 가까이 앉았던 육상 선수 8명과 지도자 1명이 두통, 과호흡,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대구에서 치료를 받은 뒤 울산 숙소로 합류했다.

육상선수단은 전날 밤까지도 트라우마 치료와 심리상담을 지속해서 받았다. 선수단은 제주 복귀 후에도 심리상담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경기를 마친 선수단은 배와 항공편 등을 이용해 제주로 복귀한다.

(울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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