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얄궂은 대결… 승자도 패자도 울었다

도쿄=김정훈 기자 입력 2021-08-03 03:00수정 2021-08-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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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전
김소영-공희용 조 이겼지만, 이소희-신승찬과 뜨거운 포옹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에서 ‘킴콩조’로 불리는 김소영(위쪽 사진 왼쪽), 공희용이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두 선수와 2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맞붙은 이소희-신승찬 조가 경기가 끝난 뒤 서로 끌어안고 있는 장면.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가 끝나자 코트 위 4명의 선수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껴안았다. 선수들 눈에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끼리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메달을 목에 걸게 된 승자는 기쁨과 미안함, 메달을 따지 못한 패자는 아쉬움과 동료를 향한 축하의 마음이 뒤섞였다.

여자 복식 세계랭킹 5위 김소영(29)-공희용(25)이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4위 이소희(27)-신승찬(27)을 2-0(21-10, 21-17)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끼리 올림픽 메달을 다툰 것은 2004년 아테네에서 하태권-김동문이 남자 복식 결승에서 이동수-유용성을 꺾은 뒤 17년 만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신승찬은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 팀은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네 선수는 경기 전 가벼운 눈인사를 주고받은 뒤 플레이 도중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기합이나 동작은 자제했다. 김소영-공희용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이소희-신승찬을 몰아붙였다. 김소영-공희용은 이전까지 이소희-신승찬을 상대로 2승 4패를 기록 중이었으나 이날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닥공’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한때 84초 동안 75번 랠리를 주고받는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김소영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란 각오로 열심히 했는데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며 “이소희-신승찬보다 실수를 적게 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했다. 공희용은 “언니와 복식 조로 만난 지 3년째인데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고 말했다. 경기 뒤 이소희-신승찬은 ‘맏언니’ 김소영의 첫 메달 획득을 축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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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서는 세계랭킹 6위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인도네시아)가 중국의 세계랭킹 3위 천칭천-자이판을 2-0(21-19, 21-15)으로 꺾고 우승했다. 인도네시아의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이자 배드민턴 여자 복식 첫 금메달이다.

도쿄=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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