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자막’ 논란 MBC, 이번엔 인도네시아인들 뿔나게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27 17:51수정 2021-07-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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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중계 논란 사과했지만
인도네시아인들 “1인당 GDP와 백신 접종률 왜 넣나, 지도도 문제”
MBC “‘자유형 200mm’ 자막 사고는 우리 아냐”
2020 도쿄 올림픽 중계를 진행하는 방송사들이 매일 심각한 수준의 방송사고를 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사고의 종류도 다양하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각국을 소개할 때 나라에 대한 부적절한 이미지와 내용을 넣질 않나, 열심히 한 선수를 보며 “원하는 메달 색이 아니다”라고 하질 않나, 이제는 방송사가 하면 안 되는 가장 기본 중의 하나인 자막까지 실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중에서 대형 참사를 잇달아 일으킨 곳은 지상파 방송국인 MBC다. MBC는 23일 개회식 중계에 특정 국가 소자에 모욕적인 내용을 넣은 데 이어 25일 대한민국과 루마니아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를 겨냥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MBC는 23일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루마니아를 소개하면서 미국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띄워 비판을 받았다(위 사진). 이어 MBC는 25일 대한민국과 루마니아의 올림픽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 선수 마리우스 마린을 조롱하듯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MBC TV 화면 캡처

개회식 방송 후 MBC 시청자소통센터 홈페이지에는 “MBC는 올림픽 중계하지 마라”, “국가 망신이다”라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미국 뉴욕타임스, CNN 등 주요 외신들도 MBC의 이런 참사에 비판을 이어나갔다.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자 MBC 박성제 사장은 26일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 상처 입은 해당 국가 국민과 실망한 시청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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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MBC는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6일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안창림이 아제르바이잔의 루스탐 오루조프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MBC 캐스터는 “우리가 원했던 색의 메달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5년간 흘려왔던 땀과 눈물에 대한 대가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발언을 들은 조준호 해설위원은 “동메달로도 소중한 결실”이라고 말하며 수습했지만 누리꾼들은 “MBC 캐스터가 구시대적 발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MBC 노조는 박 사장이 사과한 다음 날인 27일 재차 사과를 했다.

그런데 이날 오후 MBC는 다소 억울한 누명이 씌워졌다. YTN에서 이날 있었던 황선우 선수의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경기 중계 방송에 ‘200m’가 아닌 ‘200mm’라고 자막 사고를 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MBC가 또 자막 사고를 냈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누리꾼들은 MBC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에 MBC는 “해당 화면은 우리 방송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해야 했다.

YTN의 자막 사고에 대해 대신 누명을 쓴 MBC는 억울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잇따른 사고를 내고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으니 분풀이 할 수도 없는 노릇이 돼버렸다.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서울 마포구 MBC 경영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MBC 제공

게다가 MBC의 대형 참사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C가 개회식 방송에서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도 모욕적인 내용을 넣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MBC의 인스타그램 계정(@withmbc)에는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수천 건씩 올라오고 있다. “인종차별주의자”, “무례하다”, “서일본”, “북한이 너희보다 낫다”, “더 화내기 전에 빨리 사과해라”는 글이 이어졌다.

MBC가 인도네시아를 소개하는 자막에 굳이 1인당 GDP와 백신 접종률을 넣었고 나라 위치도 인도네시아가 아닌 말레이시아 사라왁주(州) 부근을 표시해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들이 MBC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불똥은 현지 한인들에게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에 딸이 인도네시아 국립대학을 다니는데 현지인들로부터 수백 건의 악의적인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어쩌면 MBC는 세 번째 사과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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