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산 꽃다발 논란에…日정부 관계자 “한국엔 주지 말자”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27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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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리스트에 수여되는 꽃다발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서 재배된 꽃으로 만들어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원전 폭발사고 피해지인 후쿠시마(福島)에서 재배된 꽃다발(빅토리 부케)이 수여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 언론이 방사능 유출 위험 우려를 표한데 대해 일본 언론에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유력지인 아사히신문 계열 주간지 아에라(AERA)는 지난 26일 기사에서 “특별한 정성으로 만들어진 빅토리 부케를 모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일본 정부,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이 문제에 대해 의연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익명의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언론이 관련 보도를 정정하지 않는다면 “한국 메달리스트에게는 안됐지만 빅토리 부케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일본을 때리는 보도가 한국에서 나왔지만, 이것은 너무 심하다”면서 “과학적 근거도 없이 피해를 본 지역 분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해 엄중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치보리 마사오(?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관련 보도에 대해 “정말로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표현했다. 우치보리 지사는 “동일본대지진,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10년이 지났다”며 “그 사이, 후쿠시마현의 농업자, 생산자,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이 노력, 노력, 노력을 거듭해 왔다”면서 후쿠시마현산 농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누리꾼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인터넷상에 “과학적으로 안전이 보장되고 있는 것을 ‘우려’라고 하는 것은 트집”이라며 “재판으로 해결되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나 금융제재 등을 준비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메달 수여식에서 선수에게 전달하는 꽃다발에 원전 사고 피해지인 후쿠시마현과 쓰나미 피해지인 미야기(宮城)현, 이와테(岩手)현 3개 지역에서 재배된 꽃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부흥올림픽’이라는 캐치프레이지를 내걸고 도쿄올림픽을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를 딛고 부흥으로 이뤄낸 일본의 모습을 전세계에 어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목표로,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는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이용한 식단도 제공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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