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무안타 KT 조용호, 삭발하자 싹쓸이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3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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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KIA전 희생타 포함 4타점… 승부 뒤집고 6-3 승리 이끌어
빡빡머리 본 이강철 KT 감독 “너 반항하냐” 농담 던지기도

5경기 무안타로 ‘조용했던’ 조용호(KT·32)가 삭발에 가깝게 머리를 깎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침묵을 깼다.

프로야구 KT의 외야수 조용호는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조용호는 0-1로 뒤지던 5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이의리를 상대로 좌익수 뒤에 떨어지는 싹쓸이 2루타를 날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6회말에 다시 찾아온 1사 만루 기회에서도 투수 김재열의 5구째 시속 145km 속구를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연결시키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조용호는 최근 5경기 동안 안타가 없어 속앓이를 했다. 17일 NC전부터 20일 두산전까지 13타수 무안타였다. 20일에도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조용호는 미용실에 찾아가 전자이발기(일명 바리캉)로 머리를 밀어달라고 했다. 15mm 길이로 앞머리부터 뒤까지 전부 깎아낸 머리는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을 연상시킬 정도로 짧았다.

조용호는 “야구도 안 되고 답답해서 (깎았다)”라며 심정을 털어놓았다. 최근 장염에 걸려 체중도 3kg가량 빠졌지만, 이번 시즌 출루율이 3할대(22일 기준 0.394)로 떨어진 데 대한 걱정이 더 컸다. 갑자기 짧아진 조용호의 머리를 본 이강철 KT 감독은 “반항하냐”며 농담조로 핀잔을 주기도 했다.

정신 무장만으로 타격감이 좋아진 건 아니었다. 22일 경기 전 조용호는 오후 2시부터 혼자 경기장에 미리 나와 200개의 공을 치는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했다. 체력 안배를 위해 평소에는 하지 않던 훈련이었다. 조용호는 “체력이 약해서 경기 전에는 원래 뭘 안 하려고 한다”면서도 “(점수를 내려고) 발악한 게 통한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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