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로 굴러들어온 ‘알짜 농구 새내기’ 이경도-염유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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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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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데려왔을까?”

24일 대학농구리그 개막을 앞두고 단국대의 신입생 스카우트가 주목을 끌고 있다. 고교 농구 유망주들이 점차 대학 간판보다는 출전 시간이 보장되고 자신의 농구 잠재력을 살려주는 대학을 선택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단국대가 예상을 넘어선 알짜 신입생들을 잘 데려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주고 ‘캡틴’ 포인트가드 이경도(20·187cm)와 대전고 주장이자 슈터 염유성(19·188cm)을 두고 하는 얘기다. 초고교급 톱 클래스는 아니지만 타 대학이 탐을 냈던 가드들이다. 지난 시즌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졸업생 전원을 프로에 보낸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은 “단국대에게 한 방 크게 맞은 것 같다. 새내기지만 단국대 전력을 크게 올려놓을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도와 염유성은 앞선 수비와 트랜지션 농구(빠른 공수전환의 농구)를 펼치며 전태영(KGC), 권시현(KCC), 윤원상(LG) 등 가드들을 프로에 보낸 단국대 석승호 감독과 황성인 코치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겼다.

이경도는 초등학교 때 육상, 축구를 하다 농구 코치 눈에 띄어 농구공을 잡았다. 중학교에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다 고교에서 가드의 잠재력을 뽐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는 고교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이전 해인 2019년 춘계연맹대회에서 이경도는 평균 21.7점 10.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연맹 회장기대회에서 평균 22.3점 8.3리바운드 7.3어시스트, 가로채기 3.3개를 올렸다. 득점력과 리바운드 가담, 어시스트까지 매 경기 트리플급 활약을 펼쳤다. 연맹 회장기대회 부산 중앙고 전에서는 실제 21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팀 플레이를 하면서 올린 기록으로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경도는 “득점을 하는 것보다 팀을 이끄는 게 재밌다고 느끼면서 농구를 해왔다. 경기 흐름을 잘 읽는 허훈(KT), 유현준(KCC) 선배님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 식스맨으로 뛰며 수비 중요성을 알았던 시간이 성인 농구를 처음 접하는 스스로에게 확실한 목표 의식을 주고 있다. 2학년 때 잠시 슬럼프가 왔을 때도 수비에서 속공으로 팀 득점을 돕는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이겨냈다고 했다. 이경도는 “수비가 잘 되면 공격이 늘 잘 됐다. 박찬희(전자랜드) 선배가 대표팀에서 뛸 때 수비에서 속공으로 연결하는 플레이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나도 대학에서 수비로 ‘스텝 업’을 먼저 하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KBL(한국농구연맹) 무대에서 활약한 레전드 포인트가드인 황 코치가 이경도를 세심하게 다듬고 있다. 이경도는 “수비와 속공으로 상대 팀의 체력을 빼놓아야 우리 팀이 편안한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빠른 농구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와 기복을 줄이고 있다. 석 감독님과 황 코치님이 잘 도와주신다”고 만족해했다.

염유성은 수비력을 갖춘 전문 슈터로 점찍혔다. 석 감독은 연세대 2학년 슈터인 유기상에 견줄만한 자원으로 성장시키고픈 욕심이 있다. 염유성은 “슛이 안 들어가면 자신감이 떨어져 다음 슛을 안 던지는 경향이 있다. 수비에서도 모자란 부분이 많다”며 “을 낮췄다. 석 감독은 염유성의 이런 성격을 바꾸려고 적잖은 공을 들였다. 맨투맨이나 지역 방어에 대한 요령을 쉽게 익히도록 하면서 수비에서 먼저 투지를 보이고 자신감이 붙도록 했다. 수비의 맛을 알게 되면 슛도 과감하게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고교 때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득점을 몰아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2019년 종별선수권대회 삼일상고 전에서는 3점 슛 7개 포함 48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해 연맹 회장기대회에서는 경기당 평균 19.3점에 3점 슛 2.5개를 기록했다. 슛이 실패해도 벤치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 있게 슛을 던지는 배포가 생긴다면 이경도의 속공 전개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염유성은 ”경도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뛰고 싶었는데 소원을 이뤘다. 둘이 1, 2번 포지션에서 신나게 농구를 해보고 싶다“며 ”아직 우왕좌왕 사인이 안 맞을 때가 있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면서 다른 팀이 두려워하는 ‘콤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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