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속근육 키우고 척추이상 예방에 딱”

유재영 기자 입력 2020-07-04 03:00수정 2020-07-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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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선수들 집단훈련 구슬땀
유연성 키우기 위해 허리-하체 단련
미세근육 자극에 선수들 ‘곡소리’
“체형 바로잡고 통증 완화에 도움… 경기력 향상-부상예방 효과 기대”
임종일(앞)과 이대성(뒷줄 오른쪽) 등 오리온 선수들이 경기 고양시의 한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 강사의 지도에 맞춰 옆구리와 허리 근육을 동시에 자극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오리온 제공
경기 고양시의 한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는 6월 한 달간 매주 월, 목요일에 남자들의 ‘곡소리’가 흘러나왔다. 키 190cm 안팎인 거구의 프로농구 오리온 선수들이 기구를 이용해 스탠딩 트위스트, 스쿠터, 플랭크 등 필라테스 동작을 하며 진땀을 뺐다. 평소 안 쓰는 근육을 움직이느라 힘이 배로 들었다. 5월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오리온에 입단한 남자 농구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은 “요가를 해본 경험은 있지만 필라테스는 처음이다. 어렵지 않다고 봤는데 1주일에 2회 하는 게 벅찰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많다”며 운동 효과가 크다고 했다.

2일로 필라테스 훈련 스케줄은 끝났지만 일부 선수는 개인적으로 필라테스와 코트 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다. 선수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필라테스 훈련에 집중하며 그 효과를 다른 팀 선수들에게까지 적극 홍보한 국가대표 포워드 이승현은 ‘그러다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까지 따는 것 아니냐’고 묻자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필라테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 농구공 잡기 전 속근육부터 잡는다
보통 6월은 프로농구 선수들이 강도 높은 웨이트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체력을 끌어올리는 때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하고 강을준 감독이 새로 부임한 오리온은 예년과 달리 필라테스를 택했다. 선수들이 공을 잡고 훈련을 하기 전에 속근육(코어 근육·인체 중심부인 척추, 골반, 복부를 지탱하는 근육)부터 단련해 자세를 안정시키고 유연성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몸의 기둥인 척추와 내장 기관을 받쳐주는 속근육 운동을 먼저 해 놓으면 겉근육을 보강하는 운동은 물론이고 코트에서 실시하는 연습경기도 부상 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로농구 KT도 최근 1주 동안 필라테스 전문 강사에게 선수들을 맡겼다.


오리온 선수들을 지도한 서보영 강사는 “농구 선수들이 파워를 내는 근육은 발달이 돼 있지만 골반과 척추 부근 근육이 약하고 불안한 면이 있다. 필라테스를 통해 유연성을 기르면 경기장에서 ‘신체 퍼포먼스’의 가동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자연히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며“축구나 수영, 양궁 선수들도 필라테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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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은 “허벅지 안쪽 근육부터 옆구리 근육까지 자극을 하는 코어 운동을 필라테스 방법으로 했다. 스텝 이동이나 점프 등을 한 뒤 충격을 줄인다든가 부상을 방지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승현을 비롯해 이종현(모비스), 문성곤(KGC), 강상재(상무) 등은 고려대 재학 시절에도 대학리그 개막 전에 필라테스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 KGC 입단 후 슈팅 시 하체 밸런스가 잡히지 않아 고생했던 문성곤은 지난해 다시 필라테스 운동을 시작했다. 허리를 중심으로 한 하체 근력과 유연성이 좋아지면서 지난 시즌 42경기에 출전해 평균 7.29득점, 5.02리바운드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을 찍었다.

오리온 백철수 홍보팀 대리는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농구라는 스포츠가 온몸을 사용하는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세한 근육까지 운동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필라테스로 인체 중심부 속근육을 쓰게 하다 보니 자신이 어느 근육의 운동량이 부족한지 알게 됐고, 이를 통해 다음 운동 방향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라고 말했다.

● 척추 이상 예방 및 재활 치료에도 도움
필라테스가 농구 선수들의 체형을 바로잡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8년 한국체대 사회체육대학원 논문에 따르면 척추가 휘어진 대학 농구 선수 12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필라테스 운동을 하도록 했더니 휘어진 정도가 정상 범위 내로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척추의 비대칭이 허리 근력을 약하게 만들면 어깨 등 다른 신체 부위의 경기력 수행에도 지장을 주는데, 필라테스는 이 점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낸다. 특히 무게중심을 유지하면서 활시위를 안정적으로 당겨야 하는 양궁 선수들에게도 필라테스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의무위원장이었던 이상훈 CM충무병원(진천선수촌 부속의원 운영) 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국내외 필라테스 전문기관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원장은 “필라테스는 유연성과 허리 근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 효과가 크다. 앞으로 필라테스 운동 방법을 통해 더 구체적인 종목별 선수들의 근육 발달과 척추 및 관절 질환 예방, 치료법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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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프로농구 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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