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영웅’ 대결… 후배 김남일, 최용수에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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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서울 1-0 꺾고 3위 도약… 후반 37분 교체 토미가 결승골
김 “기 싸움서 지고 싶지 않았다”, 최 “상대 힘들게 할줄 알아” 축하
황선홍-설기현 대결은 무승부

하이파이브 하는 승자… 고개숙인 패자 김남일 성남 감독이 31일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경기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간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 기 싸움에서 지기 싫었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오른쪽 사진은 경기 후 김 감독과 악수하기 위해 걸어오는 최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이파이브 하는 승자… 고개숙인 패자 김남일 성남 감독이 31일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경기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간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 기 싸움에서 지기 싫었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오른쪽 사진은 경기 후 김 감독과 악수하기 위해 걸어오는 최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했던 두 사람은 프로축구 감독이 돼 다시 만났다. 장외 신경전부터 경기 내용까지 치열했던 둘의 승부는 후배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 전 인사도 없이 승부에 돌입했던 두 사람은 경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악수를 나눴다.

‘진공청소기’ 김남일 감독(43)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 성남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독수리’ 최용수 감독(47)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2승 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간 성남은 승점 8로 전북(3승 1패·승점9)과 울산(2승2무·승점8)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은 팀은 울산과 성남뿐이다. 2승 2패를 기록한 서울은 승점 6으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이날 경기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두 감독의 첫 맞대결이었다. 최 감독이 2017년 중국의 장쑤 쑤닝 지휘봉을 잡았을 때 김 감독은 코치로 최 감독을 보좌했다. 깊은 인연을 가진 두 사람의 첫 맞대결인 만큼 이날 경기는 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취임 기자회견 때부터 “가장 이기고 싶은 팀은 서울”이라며 최 감독을 도발했다. 이에 최 감독은 “더 자극해 주기를 바란다. 10년 동안 내가 겪은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경기 후 ‘승장’이 된 김 감독은 “기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최 감독이) 자극을 시켜 달라고 했는데 어떤 자극을 말하는 건지 궁금하다”며 웃었다. 최 감독은 “(김 감독은) 올해 감독 첫 시즌이지만 상대를 힘들게 하는 노하우를 쌓고 있다”며 후배의 승리를 축하했다.

후반 막판 김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하며 승부가 갈렸다. 김 감독은 후반 37분 미드필더 최오백을 빼고 이번 시즌 영입한 크로아티아 출신 공격수 토미를 투입했다. 최 감독 역시 후반 41분 미드필더 한승규를 공격수 아드리아노로 교체했다.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기고자 한 두 감독의 의지가 드러났다. 후반 44분 토미는 수비수 이태희가 올린 크로스가 서울 골키퍼 유상훈의 손을 맞고 나오자 빈 골대에 공을 차 넣어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이자 이날 결승골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토미의 활용 방법에 대해 그동안 생각을 많이 했다. 슈팅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오늘 잘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02 한일 월드컵 멤버 간의 승부로 관심을 모은 K리그2 황선홍 대전 감독과 설기현 경남 감독의 승부는 무승부로 끝났다.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맞붙은 두 팀은 2-2로 비겼다. 3승 2무(승점 11)가 된 대전은 K리그2 선두를 지켰다. 경남은 승점 6(1승 3무 1패)으로 5위에 자리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축구#k리그#김남일#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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