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잡아라”…양-강 어깨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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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9일 07시 00분


양의지-강민호, 두 공격형 포수의 수비대결

▶두산과 롯데의 준PO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들의 대결이기도 하다. 신인 20홈런 고지를 밟은 두산 양의지(왼쪽)와 롯데 강타선의 한 축을 이루는 강민호.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를 비롯한 안방마님 역할까지 잘 해내야 하는 이들의 어깨가 무겁다.스포츠동아DB
▶두산과 롯데의 준PO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들의 대결이기도 하다. 신인 20홈런 고지를 밟은 두산 양의지(왼쪽)와 롯데 강타선의 한 축을 이루는 강민호.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를 비롯한 안방마님 역할까지 잘 해내야 하는 이들의 어깨가 무겁다.스포츠동아DB
단기전의 관건은 역시 투수력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투수의 능력을 끌어내는 든든한 안방지기의 존재야말로 승리공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지표다. 아울러 포수의 임무는 비단 투수 리드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넓은 시야와 게임 전반을 아우르는 안목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진두지휘하고, 상대 공격의 맥을 짚어 차단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는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마주친 두산과 롯데의 안방은 각각 양의지(23)와 강민호(25)가 지킨다. 공교롭게도 두 포수는 나란히 공격형으로 분류된다. 양의지는 올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267(374타수 100안타) 20홈런 68타점을 올려 신인왕 0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강민호는 117경기에서 타율 0.305(410타수 125안타) 23홈런 72타점으로 2004년 프로 데뷔 후 처음 3할 타율에 20홈런을 넘어섰다. 가장 매섭게 방망이를 돌린 포수들이다.

그러나 두 포수 모두 투수 리드를 포함한 수비력에서는 여전히 좀 더 갈고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특히 이번 준PO에선 강민호도, 양의지도 강한 어깨로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를 저지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올 정규시즌 팀 도루에서 두산은 128개(5위), 롯데는 124개(6위)를 기록했다. 팀도루 1∼3위 LG(169개)-SK(161개)-삼성(158개)에 비하면 기동력이 그다지 두드러진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산은 오재원(35도루)-이종욱(30도루)-고영민(11도루)을 포함해 기민한 주루 센스를 지닌 타자들이 즐비한 ‘발야구’의 원조다. 롯데엔 올시즌 도루 2위 김주찬(65개)이 버티고 있다. 두산과 롯데의 올해 준PO는 1차적으로 창과 창의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겠지만 내밀하게는 발과 발의 대결도 놓쳐선 안된다.

정규시즌 도루저지율에서 강민호는 2할5푼2리(도루 시도 143개 중 36개 저지), 양의지는 2할4푼8리(도루 시도 133개 중 33개 저지)를 기록했다. 화끈한 방망이 솜씨에 비해 도루저지능력은 평범한 편이었다. 따라서 두 팀 투수진도 주자 견제에 신경을 쓰면서 강민호와 양의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단기전의 또 다른 화두, 수비의 출발점을 맡은 양의지와 강민호의 대결은 올해 준PO의 또다른 감상 포인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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