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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0일 2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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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컨페더레이션스컵이 개막된 30일 대구와 수원 경기장의 관중 수다.
한국-프랑스의 개막전이 벌어진대구월드컵경기장에는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 관중이 몰렸고 경기가 시작된 오후 5시에는 이미 관중이 6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멕시코-호주전이 벌어진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가 시작된 오후 7시30분이 넘어서도 고작 2000여명만이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그렇다고 대구보다 수원의 축구열기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경기에도 2만여명의 관중이 모이는 곳이 수원이다. 25일 벌어졌던 한국과 카메룬의 평가전에도 3만여명의 관중이 들어찼었다.
결국 이날 두 경기장의 극단적인 모습은 2002 월드컵에서 한국경기가 아닌 다른 참가국 경기의 관중 동원을 걱정하던 월드컵조직위의 고민이 결코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물론 자국팀 경기에 더 많은 관중이 몰리는 것은 유럽 등 축구 선진국도 마찬가지. 하지만 국제대회인 이상 다른 나라 팀의 경기에도 관중석의 절반 이상은 차는 것이 우리와 다른 점이다. 더욱이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과 같은 큰 국제대회라면 더욱 그렇다.
이날 대구와 수원에서 벌어진 두 경기를 포함해 이번 대회 모든 경기는 세계 100여개국으로 중계된다.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에 월드컵 개최국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 이날 멕시코-호주전이 열린 수원경기장. 이날 오후 5시부터 대구에서 한국-프랑스전이 열리기 시작한 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모든 업무는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관중석 상단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각 사무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경기가 중계되기 시작한 순간 안내 진행 통제 등을 맡은 대회운영요원들이 자신의 직분은 까맣게 잊은 채 ‘축구삼매경’에 빠져 버린 것.
이로 인해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현장에서 표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자신이 산 표로 어떤 출입구를 통해 경기장에 들어가야 하는지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해 경기장 주변을 헤매며 흥분했다.
한국에 처음 온 외국 기자들과 각국 관계자들은 물론 국내 기자들조차 기자실이나 인터뷰룸을 찾지 못해 헤매는가 하면 이날 대회에 대한 간단한 자료조차 구할 수 없어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수원·대구〓김상호·이현두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