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尹 탄핵심판 선고일 헌재 인근 주유소 폐쇄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9일 14시 33분


코멘트

전국 경찰의 10% 가량 동원될 듯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 15일 체포된 후 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2025.3.8/뉴스1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주유소 등의 폐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 결과에 따라 흥분한 시민들이 휘발유, 경유 등을 탈취하거나 불을 지르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이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헌재 일대 주유소·공사장 등에 시위대의 접근을 막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 당일 주유소나 공사장에 있는 물품이 시위대에게 넘어가면서 폭동 등 큰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인파가 몰리며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대비한다는 판단도 깔렸다.

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다. 2025.03.07. 서울=뉴시스
헌재 인근 주유소 측 관계자는 “최근 경찰에서 (본사 측으로) 협조 요청이 왔다”며 “선고 당일 주유소 잠정 휴업과 경비 강화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실무자 선에서 검토 중인 수준으로 확정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인근 아파트 공사장에서도 선고일 전후 발파 작업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경찰은 인력을 증원하는 등 경비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경찰은 기존 선고 당일 서울 시내에 기동대 190여 개 부대, 1만2000여 명을 동원할 방침이었으나 이보다 인력을 더 증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경찰관 수가 약 13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가 이번 작전에 동원되는 셈이다.

경찰은 헌재 인근과 광화문 일대에 선고일 무렵 80여 개 부대 5000여 명을, 선고 당일에는 140여 개 부대 9000여 명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관 자택 등 시위대 습격 가능성이 있는 주요 지점에도 40여 개 부대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헌재,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해 결정 선고일 전 헌재 내 폭발물 탐지 검사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 경찰견 등이 동원될 전망이다.

한편 경찰이 경비 대책에 고심하는 데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당일 벌어진 혼란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파면 결정 직후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흥분하며 경찰 버스를 탈취하는 등 결국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