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상민에 언론사 봉쇄·단전·단수 지시”…檢 공소장에 적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3일 19시 38분


[101쪽 공소장에 담긴 ‘12·3 비상계엄’]

“尹, 대통령 집무실서 이상민에 ‘문건’ 보여줘
정치인 체포에 육해공-해병대 등 사실상 전군 동원 추진
경찰 투입 계획은 尹이 직접 제시하고 결정”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공소장에 특정 언론사들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한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등 사실상 전군을 정치인 체포에 동원하려 했으며, 경찰 투입은 윤 대통령이 직접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무장 군인 1605명과 경찰관 약 3790명을 동원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3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A4용지 101쪽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를 소집한 이후 대통령 집무실로 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보여주며 계엄 선포 이후 조치 사항을 지시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이 전 장관은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이 포고령을 발령한 직후인 오후 11시 34분경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경찰의 조치를 확인했고,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해당 언론사 등에 경찰이 투입될 것이라며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고 지시했다. 계엄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가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에 정치인 체포조에 파견할 인력 명단 작성을 요청한 점,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에 경찰을 동원하는 계획은 직접 제시하고 결정한 점 등도 공소장에 담겼다.

검찰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계엄을 만류하자 “대통령인 내가 결단한 것이고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하는 것”이라며 선포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의 입장에서 보는 상황인식과 책임감은 대통령으로서 보는 것과 다르다”라며 “지금 이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라고 말한 이후 김 전 장관과 함께 회의장에서 나와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의 첫 재판(공판준비기일)은 20일 열린다.

▶12·3 비상계엄 관련 尹 공소장 전문은 동아닷컴(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50203/130960581/1)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상계엄#내란수괴 혐의#윤석열#이상민#언론사#포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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