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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길 치솟는 車서 운전자 빼내자마자 ‘펑’…위험 무릅쓴 버스기사들
동아닷컴
업데이트
2023-03-29 17:50
2023년 3월 29일 17시 50분
입력
2023-03-29 17:21
2023년 3월 29일 17시 21분
이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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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11시 45분경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40대 A 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중앙 화단을 들이받아 불이 난 가운데, 인천교통공사 소속 버스기사 이태석 씨, 황인모 씨, 박승일 씨가 A 씨를 구출해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차가 터질까 봐 가족도 생각났지만 당장 운전자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인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황인모 씨(47)는 사고가 난 벤츠에서 운전자를 구출할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28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 23일 오후 11시 45분경 동료 기사 이태석 씨(61), 박승일 씨(42)와 함께 위기에 처했던 40대 운전자 A 씨를 구출했다.
A 씨는 당시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 화단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차량 엔진룸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으나 A 씨는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오후 11시 45분경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40대 A 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중앙 화단을 들이받은 후 불이 났다. 인천 서부소방서 제공
제일 먼저 사고를 목격한 건 버스 운행 종료 후 인근 차고지로 이동 중이던 이태석 씨다. 이 씨는 급히 버스를 멈춰 세운 뒤 112와 119에 신고했다. 뒤이어 도착한 황 씨와 박 씨도 힘을 합쳐 A 씨 구조에 나섰다.
황 씨는 “차가 기울어진 상태라 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차 안은 유독가스로 가득했다”며 “운전자가 찌그러진 차체와 터진 에어백에 걸려 구출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행히 문틈 공간을 확보해 A 씨를 불길 속에서 무사히 빼냈다. A 씨를 안전한 길가로 이동시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폭발했고 전소됐다.
A 씨는 버스 기사들의 도움 덕분에 크게 다치진 않았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황 씨는 “차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 떠오른 건 가족의 얼굴이었지만 당장 구하지 않으면 차가 폭발해 운전자가 생명을 잃을 것 같았다”며 “운전자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는 기사들의 공로를 인정해 포상할 계획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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