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구 산모 사건’ 당사자 “대리모·아기매매 아냐…선의로 한 일”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23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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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에게 미혼모 기록 남을 까봐
허위 친생자 출생신고, 제 불찰 후회스럽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대구의 한 병원에서 출생한 아기가 산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자녀로 허위 출생신고 된 사건과 관련, 당사자가 입장을 밝혔다.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서 허위 친생자 출생신고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A 씨(여)는 23일 동아닷컴에 입장문을 보내 “형편이 어려운 친모의 아기를 대신 키우려던 선의에서 비롯된 불찰”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친모와는 미술관련 활동에서 알게 된 사이라는 A 씨는 “친모는 생계가 어렵고 자살까지도 생각했다”며 “아기를 낙태할 수도 없어 수 많은 고민 끝에 저희 부부가 키워주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A 씨 부부는 연봉 9000만 원 정도에 작은 부동산과 땅을 소유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이어 “저희는 불임부부가 아니지만 아기를 친생자로 키우고자 했다”며 “혹시라도 나중에 친생자를 낳게 되면 (친자를)더 예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기가 품에 오기 직전에 정관수술도 했다. 아기를 사고 판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모는 의료보험도 말소된 상태에서 (3월 1일)긴급 출산을 해 제 이름으로 출산했고, 저희는 허위 친생자 출생신고를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산모에게 미혼모 기록이 남을 것을 우려해서 자신의 친자로 허위 출생신고를 했다고 했다.

A 씨는 대리모, 아기매매, 유괴, 산모 도주 등의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부인했다. 아기를 이용해서 금전적 이익을 취할 생각도 없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출산 뒤 5일 후 저는 대구병원에 진료비를 결제했고, 아기는 퇴원이 안되기 때문에 담당 의료진과 매일 2번 이상 전화로 아기 상태를 확인했다. 산모도 제왕절개로 계속 외래진료를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기 퇴원 날짜에 맞춰 친모는 몸이 좋지않아 제가 퇴원 준비물과 서류들을 챙겨서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는 저에게 신분증의 주인이냐고 물었다. 제가 여러 사정으로 퇴원과 동시 전원을 이야기했음에도 병원에서는 저를 아기 유괴범으로 알고 대구 남부경찰서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모도 대구병원에서 신고가 들어간 다음날 경찰과 연락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자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 등의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1일 A 씨 남편의 친자확인검사도 마쳤다.

A 씨에 따르면, 아기는 구청의 도움 하에 위탁가정에서 보호중이다. 친모는 8시간 엄마교육을 받은 뒤 출생 신고를 마쳤고, A 씨의 출생신고는 무효화됐다. A 씨는 정식 입양절차를 밟으라는 안내를 받고 절차를 기다리고있다.

A 씨는 “아기용품들 준비하면서 가족 지인들에게도 가슴으로 아기를 낳는다고 이야기하고 축복받았다”며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었지만 불법을 저지르게 된 제 자신이 밉기도 하다. 입양 관련 법률을 찾아볼 걸 후회하는 시간으로 참회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허위 친생자 출생신고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하고 후회스럽다. 처벌을 받을 것이지만 아기는 끝까지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억측은 상처가 된다. 저희 부부가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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