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위해 분신 생각…JMS 보고 ‘내 입장이구나’”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9일 11시 19분


코멘트

김용 재판서 ‘변심’ 계기 증언
“가짜 변호사 붙인 그날 진실 말해야겠다 결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해 살아가려고 스스로 세뇌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측근에게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덮으려 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2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는 지난 10년간 ‘나는 이재명을 위해서 산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문에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을 때 대법원에서도 패소하면(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검찰이 ‘지난해 9월 26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던 때 증인이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대장동 관련 범죄를 사실대로 진술한 것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증인이 지난해 11월 5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다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기 전 진술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며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김용 피고인에게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했다고 처음 진술한 사실이 있나’라는 물음에도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 전 직무대리는 이 대표와 민주당 측이 자신에게 ‘감시용 변호사’를 붙였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재명이 가짜 변호사를 붙인 그날부터 진실을 말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생겨난 게 변호사 부분이었다. 도무지 날 생각하는 부분이 아니었고 차라리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상태(세뇌된 상태)에 머물렀을 수 있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 전 부원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민주당 측이 유 전 직무대리를 감시하기 위해 변호사를 붙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변호사 선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김 전 부원장과 친분이 있는 변호사 2명이 연락해왔고, 이들이 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당시 2회 조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얼마 후 변호사 선임 당시 (이재명) 캠프 쪽에서 왔다는 변호사가 계약했는데 상당히 의심스러웠다”며 “재판도 들어오지 않고 접견만 왔고, 제가 느낄 정도로 다른 사람에 대한 저의 정보를 많이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이미 지쳐있었고 형제라는 사람들은 나를 방치하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며 “종합하니 저를 몰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 괘씸해서 자백했다. ‘윗분’까지 끌고 올 생각은 없었는데 저를 낙인찍는 모습이 있었다. 오죽하면 JMS 광신도(를 다룬) 넷플릭스(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보고 ‘내가 저 입장이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 전 직무대리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검찰이 이 대표 측근인 김 전 부원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기소하는 데 그의 진술이 중요한 근거가 됐다. 유 전 직무대리는 김 전 부원장과 공모해 대장동 일당에게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함께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