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하루 앞두고 쓰러진 댄스스포츠 원장, 3명에 ‘새 삶’ 주고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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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7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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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던 40대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지난 2월 1일 단국대학교천안병원에서 임영선 님(48)이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7일 밝혔다.

충남 당진에서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던 임 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저녁 두통이 있었지만, 단순히 머리가 무겁다고 느껴지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잠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임 씨가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남편이 발견했고, 병원으로 이송 후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 시간 임 씨의 제자들은 12월 24일인 임 씨의 생일축하 파티 준비에 한창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평소 댄스스포츠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던 임 씨였기에 주변 지인들은 다시 일어날 것으로 믿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는 안 좋아졌다. 생전 필요한 사람들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는 임 씨의 약속을 지켜주고자 가족은 기증을 결심했다.

충청남도 예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임 씨는 차분하고 조용하였고 남들을 챙기는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일할 때는 꼼꼼하고 세심한 스타일이고, 남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여 뭐든지 넉넉하게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었다고 한다.

임 씨의 남편 이병준 씨는 “삶의 끝에서 타인을 돕는 일이기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아내도 흙으로 돌아갈 몸인데 필요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영상 속에서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데,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힘들다. 마지막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한 기증을 결심해 주신 임영선 님의 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신 그 숭고한 결정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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