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진술서 공개 “천화동인 1호 소유? 터무니없는 모략” 전면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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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28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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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3.1.28/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3.1.28/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천화동인 1호가 이 대표 몫의 지분이 있다는 것과 관련해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며 “저는 천화동인 1호와 관계가 없으며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 제출한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자신을 둘러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 대장동 사업은 민간 개발을 막아 이익 일부를 성남시민 몫으로 환수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민간업자들이 얻은 수천억대 이익은 예상할 수 없었던 부동산 경기 활황 때문이었다고 했다.

또한 대장동 개발 관련 내부 정부를 대장동 일당에게 유출하거나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을 승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상식적이지 않다’고 부인했다. 민간 사업자와의 유착 책임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돌렸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와 관련해 “오히려 민간업자에게 1,120억 원을 추가 부담시켜 그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의 이익을 더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성남시가 환수한 액수가 5503억 원이라고 하며 “1120억 원을 추가 부담시킨 2016년 실시계획 인가 당시 기준으로 공익 환수액이 5503억 원, 민간 이익은 1800억 원 이하이며 부동산 폭등으로 4000억 원이 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공공 환수액인 5503억 원에 못 미친다”고 했다.

검찰이 최근 대장동 일당을 추가 기소하면서 출자자 직접 사용 5개 필지 아파트 분양수익 3690억 원을 범죄 수익으로 잡은 것에는 “공사가 시의회에서 승인받은 것은 대장동 택지개발사업까지”라며 “화천대유 외 아파트사업을 한 다른 업체의 수익도 부당이익을 얻게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대장동 사업의 성남시 측 이익을 비율이 아닌 확정액으로 정한 것도 “지방자치단체는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 아니라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비율로 정하면 경기변동 시 불안정성이 있고, 민간업자가 비용 과다 계상 등으로 이익을 축소하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돈은 마귀이고 부모·형제까지 갈라놓을 만큼 힘이 세다”며 “수익배분을 비율로 정할 경우 사업을 주도하는 민간 사업자 측의 비용 부풀리기와 이익 빼돌리기가 예상되는 일이므로 비율배당은 피하고 비율이 적더라도 배당 몫을 사전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라는 혐의에 대해 “한 마디로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며 “언론 보도 전까지는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들은 천화동인 1호를 포함한 수익자들은 모두 SK증권 특정금전신탁 형식으로 들어왔다는데 제가 그걸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의 100% 출자회사이며 화천대유의 주주는 김만배 씨라고 한다”며 “내가 천화동인 1호의 실주인이 아님은 천화동인 1호 재산의 처분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모두 2018억 원을 배당받았는데 배당이 이뤄지자마자 수백억 원이 김만배 씨의 대여금 형식으로 새 나갔고 주식투자나 부동산 구입에 수십억 원이 사용됐고 그중 일부는 손실처리 됐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만배 씨가 유동규 씨에게 700억 원을 주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 돈은 남아있는 것 같지도 않다”며 “만일 제 것이라면 김만배 씨가 그 돈을 그렇게 함부로 써 버릴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유동규 씨는 700억원(428억원)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제가 달라고 하면 줘야 하는 돈이고 자신은 아무 몫이 없다고 한다”며 “정민용 씨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 원을 받는다는데, 더 큰 역할을 했다는 유 씨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인가”라고도 했다.

대장동 일당과 유착해 이익을 공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랬다면 조건을 붙인 민간개발 허가, 민간사업파트너 임의지정, 그들이 원하는 환지 방식 등 이익을 더 많이 확보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십수 년간 로비를 시도했지만 씨알도 안 먹히더라”, “이재명이 합법적으로 우리 사업권을 뺏어갔다”는 민간 사업자 남욱 변호사의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자신을 유착으로 몰아가는 유일한 근거가 부정부패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관련자의 번복된 진술이라며 “투기 세력으로부터 시민의 정당한 이익을 지켜내려 부단히 노력했을 뿐 이익을 받기로 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대표의 검찰 조사는 9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미리 준비한 100페이지에 가까운 질문지에 기반해 이 대표에게 사실관계를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진술서의 내용으로 답변을 갈음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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