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안 갚으면 장기 적출”…동창에 ‘담배빵’ 협박한 2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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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25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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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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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학 동창생을 담배로 지지고 협박해 2000만원을 뜯어내려 한 20대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강도상해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23)와 동갑내기 2명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8월 B 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충북 음성으로 끌고 간 뒤 약 8일 동안 감금하면서 여러 차례 협박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B 씨의 팔을 담뱃불로 지지고 얼굴 등에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대학 동기인 B 씨가 약 3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일당은 B 씨를 끌고 다니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한 뒤 ‘A에게 현금 2000만원을 빌렸다’는 가짜 채무 내용이 담긴 지급각서를 쓰게 했다.

이들은 ‘장기를 적출할 수 있다’, ‘돈 갚기 전에는 어디 갈 생각하지 마라’, ‘도망가면 죽인다’ 등의 협박을 하며 B 씨가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은 60만원과 통장 2개도 가로챈 혐의도 있다.

A 씨 등은 법정에서 “강도상해죄가 아닌 공갈죄에 해당한다”거나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가벼워 자연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B 씨에게 가한 폭행과 협박은 수적 우위와 유형력의 정도, 협박성 발언의 정도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B 씨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할 수 없게 할 정도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B 씨의 왼쪽 얼굴이 타박상으로 부은 모습과 입 안이 터진 모습, 팔목 부위에 화상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 등으로 미루어보아 상해죄에도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강제로 빼앗은 금액,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죄질과 범죄 정황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상당한 공포심과 무력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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