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만점 격차 ‘11점’…이과생 ‘문과 침공’ 거셀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8일 13시 45분


코멘트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국어 영역은 지난해보다 평이했지만, 수학 영역은 지난해 ‘불수학’ 수준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이 국어보다 11점 높았다. 두 과목 모두 만점인 경우 수학 만점자가 국어보다 11점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의미다. 통합 수능 2년 차인 올해도 수학에 강점이 있는 이과 학생들의 ‘문과 침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한다. 반대로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 ‘불수학’이 대입 당락 좌우할 듯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지난해 149점보다 15점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을 받은 수험생은 28명에서 371명으로 늘었다. 1등급 구분점수(커트라인)는 지난해 131점(4.01%)에서 126점(4.45%)으로 내렸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구분점수 차이는 8점이다. 지난해는 1등급 분포가 131~149점이었다. 최상위권이 지난해보다 더 촘촘하게 분포해 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본부장은 “(국어 영역에서)적절한 난이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난도 문항들이 (평이하게 출제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학은 지난해만큼 어려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147점에서 올해 145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만점자는 지난해 2702명에서 934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1등급 구분점수는 137점(4.20%)에서 133점(5.26%)으로 하락했다. 1등급 점수분포가 11점에서 15점으로 늘어 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수학 성적이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에서는 수학 성적이 입시 결과를 좌우하게 됐다”며 “수학에 절대적으로 기울어진 수능”이라고 분석했다.
● 영어, 중상위권엔 까다로워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영역에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7.83%(3만4830명)로 지난해 수능(6.25%)보다 다소 늘었다. 영어 1등급 구분점수는 원점수 기준 90점이다. 다만 2등급 비율은 18.67%, 3등급은 21.75%로 지난해 21.65%, 25.15%보다 줄었다.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지난해에 비해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는 의미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탐구영역에선 올해도 선택과목에 따른 난이도 차이가 컸다. 탐구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 65~74점, 과학탐구 67~75점, 직업탐구 69~76점이었다. 사회탐구에선 정치와 법(74점)이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았고, 동아시아사(65점)가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는 선택과목 중에는 화학Ⅰ이 75점으로 가장 높았고, 지구과학Ⅱ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올해는 사회탐구 영역이 지난해보다 크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회탐구의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을 다소 제어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과목 만점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재학생이 2명, 졸업생이 1명이다. 모두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이다. 수능 만점자는 국어, 수학, 탐구과목을 기준으로 모든 문제를 맞히고,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에서 1등급인 학생을 의미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