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외국인보호소 ‘전신 결박의자’ 도입 철회… 벨트형 포승 추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5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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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꺾기’ 논란 빚은 발목 보호장비도 제외
외국인보호규칙 일부 개정령 5일 공포

외국인 보호소에 새롭게 도입되는 하체용 벨트형 포승. 관보 캡처.
외국인 보호소에 새롭게 도입되는 하체용 벨트형 포승. 관보 캡처.

법무부가 외국인 보호소에 도입하려다 인권 침해 논란이 된 전신 결박 의자(보호 의자), 발목 보호장비 등의 철회를 확정했다. 대신 상·하체용 벨트형 포승과 조끼형 포승을 추가했다.

법무부는 외국인보호규칙 일부 개정령을 5일 공포했다고 밝혔다. 보호 장비와 관련해 법무부는 5월 입법예고 당시 개정령에 포함했다가 논란을 빚은 발목 보호장비 2종(양 발목, 한 발목)과 보호 의자는 제외했다. 대신 상·하체용 벨트형 포승과 조끼형 포승을 추가했다. 이로써 보호장비는 수갑(양손수갑, 한손수갑), 보호대, 포승(상체용 벨트형 포승, 하체용 벨트형 포승, 조끼형 포승), 머리 보호장비 등 크게 4가지로 확정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포승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추가했다“며 ”손을 뒤로 묶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밧줄형 포승은 제외하고 본래 용도로만 사용 가능한 벨트형, 조끼형 포승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입법 예고한 개정안에는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쓰는 장비 7가지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발목 보호장비는 지난해 6월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새우꺾기’(손·발이 뒤로 묶인 자세) 사건에서 법적 근거 없이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신을 결박하는 보호의자의 경우 사형제 시행 국가에서 사용하는 전기의자와 비슷해 극도의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인권 측면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호의자 등을 제외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한 장관은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하는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령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 보호시설 내엔 인권보호관을 한 명씩 두게 된다. 인권보호관은 공무원들의 인권 교육을 담당하고 보호소 내 인권 보호 실태를 점검한다. 수용 외국인으로부터 인권 침해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도 맡는다.

보호 외국인을 별도 장소에서 격리해 보호하는 ‘특별 계호’는 징계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특별 계호 기간은 72시간 내로 한정했고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 계호 과정을 녹화하게 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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