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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참사 46분뒤 119 눌렀지만 “구조지체탓 신고자 숨졌다”

입력 2022-12-01 03:00업데이트 2022-1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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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이태원 참사직후 대응 수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고 각각 27분, 46분 뒤 현장에서 119에 구조를 요청한 신고자 2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경찰과 소방이 희생자들을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비한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 당일 오후 11시 넘어서도 구조 요청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30일 브리핑에서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10시 42분과 오후 11시 1분 119 신고자가 참사 사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이 공개한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두 신고자 모두 전화는 걸었지만 접수자의 ‘119입니다’라는 말에 응답은 하지 못했다. 오후 10시 42분 신고자는 답이 없어 녹취록에 무응답으로 분류됐다. 오후 11시 1분 신고자는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라고 기록됐다.

특수본 관계자는 “참사 직후부터 (구조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사망자와 부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당일 오후 10시 15분경 참사가 발생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시점에 생존해 전화까지 걸었던 이들이 지체된 구조 탓에 끝내 숨졌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앞서 참사 당일 오후 11시경까지를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제시했지만 소방 관계자들은 통상 심정지 후 4∼5분이 골든타임이어서 당시의 혼잡 상황을 고려하면 다수의 인명을 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고 발생 시각을 고려하면 오후 10시 반에는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볼 수 있다. 골든타임 안에 구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일 오후 11시 넘어서까지 피해자가 생존해 119 신고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특수본의 수사는 참사 직후 대응 쪽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본은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늦어도 오후 10시 36분에는 참사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했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전 서장은 지난달 16일 국회에 증인으로 나와 “대략적인 위급 상황을 파악한 것이 오후 11시경”이라고 증언했지만 참사 당일 오후 10시 35분 용산서 112 무전망에 처음 등장해 1분 뒤 ‘가용 경찰 인력 총동원’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참사 당일 이 전 서장은 사고 발생 50분이 지난 오후 11시 5분에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일 오후 10시 59분경 뒷짐을 진 채 수행 직원과 함께 이태원 거리를 걷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 “용산서-이태원역 통화 확인”
특수본은 ‘이태원역 무정차 요청’ 진실 공방과 관련해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송은영 이태원역장이 당일 오후 9시 32분 통화를 했던 사실도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수사하고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측은 “당일 오후 이태원역에 무정차 요청을 했지만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며 거부당했다”고 했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은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고 당시 이태원역장이 오히려 ‘외부 인원이 많다’며 통제를 요청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특수본은 불법 증축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해밀톤호텔의 건축법 위반을 확인하고 대표를 주중에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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