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거리응원 얼마만이냐”… 목 터져라 ‘대~한민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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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Qatar2022]
광화문광장 ‘붉은악마’ 거리 응원 “20년전 감동 다시 한번 맛보자”
날씨 쌀쌀… 목도리등 두르고 응원
경찰 620명 투입… 안전대책 총력

2만5000여명 “오∼ 필승 코리아” 24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거리응원전이 펼쳐졌다. 응원에 
참가한 시민들이 붉은 옷을 입고 태극기 등을 든 채 함성을 지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광화문광장 인근에 모인 약 
2만5000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가 됐다. 인파가 몰리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안전 펜스가 
설치됐고 경찰 등이 경광봉을 들고 통행을 안내했다. 신원건 laputa@donga.com·김재명 기자
2만5000여명 “오∼ 필승 코리아” 24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거리응원전이 펼쳐졌다. 응원에 참가한 시민들이 붉은 옷을 입고 태극기 등을 든 채 함성을 지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광화문광장 인근에 모인 약 2만5000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가 됐다. 인파가 몰리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안전 펜스가 설치됐고 경찰 등이 경광봉을 들고 통행을 안내했다. 신원건 laputa@donga.com·김재명 기자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4일 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장에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광장 응원에 참여한 인원을 약 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 “마스크 벗고 응원전 신나요”
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응원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마스크 없이 응원전을 펼치게 된 것을 환영하듯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이나 분장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차림에 붉은 뿔 머리띠를 한 직장인 최규원 씨(27)는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는 게 기대돼 친구와 거리응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낮부터 광장을 찾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경 광장에 도착했다는 박모 씨(67·경기 안양시)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전 이후 20년 만에 광화문광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박 씨는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거리응원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왔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 시민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우디도 이겼다! 일본도 이겼다! 우리도 이기자!”라며 함성을 질렀다. 퇴근하다 합류한 듯 넥타이 차림에 가방을 든 직장인도 상당수였다.
○ 손흥민 공 잡으면 ‘캡틴 손’ 환호
쌀쌀한 날씨 탓에 패딩 점퍼를 입거나 핫팩 담요 등을 준비한 시민도 적잖았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추위에 떨었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목청껏 응원 구호를 외쳤다.

무대 앞 응원단이 ‘오 필승 코리아’, ‘더 뜨겁게 한국’ 등을 선창하자 시민들이 따라 부르며 응원봉을 흔들었다. 발광다이오드(LED) 머리띠를 한 응원단 덕분에 광장은 붉은빛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캡틴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손흥민’ ‘캡틴 손’을 연호하는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전반 34분경 황의조의 슛이 우루과이 골대 위를 스쳐 지나가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후반 17분경 우루과이의 공격수가 찬 날카로운 슛을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 선수가 막아내는 등 선전이 이어질 때는 “와아”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팽팽한 경기 끝에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잘했다”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 “안전사고 안 돼” 조심 또 조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라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응원전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광장 내 대형 스크린 주변에 안전 펜스가 설치됐고 4, 5m 간격으로 안전요원들이 배치됐다. 경찰 등으로 구성된 안전요원들은 경광봉을 든 채 “통행로입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해 주세요”라며 시민들을 안내했다. 경찰은 경비기동대와 경찰특공대 등 620명을 투입했고, 윤희근 경찰청장도 현장을 찾아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대와 4개 119구급대를 현장에 대기시켰다. 시민들도 서로 일정 거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참사를 잊지 말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에는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지난 아픔의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거리응원#붉은악마#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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