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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사회

‘대법관 공백’ 80일 만에 채워져…멈춘 재판들 속도 내나

입력 2022-11-24 17:17업데이트 2022-11-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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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전 대법관 퇴임 후 81일간 이어진 대법관 공백이 24일 채워졌다. 국회가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가결시키면서 임명 제청 후 119일 만에 새 대법관이 탄생한 것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김 전 대법관의 퇴임(지난 9월4일까지 임기)으로 발생한 대법관 공백이 약 80일 만에 채워졌다.

국회는 오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120일간 표결하지 않아 역대 최장 기록(108일·박상옥 전 대법관)을 경신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00원 횡령’ 버스 기사 해고 정당 판결 ▲‘향응수수 검사’ 징계 취소 판결 등을 명목상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이 오 후보자를 반대한 진짜 이유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식사 자리 정도로 친분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의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측 인사에 대한 수사도 오 후보자 임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오 후보자의 임명을 지연시켰다는 취지다.

오 후보자 임명이 지연되면서 대법원 재판은 속도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김 전 대법관이 처리하지 못하고 남겨둔 수백 건의 판결과 결정들이 80일간 잠들어 있었다. 강제징용 현금화명령 재항고심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오 후보자의 임명이 지연되면서 다른 대법관들의 업무도 늘었다. 대법관 12명이 4명씩 3개부를 이루는 ‘소부’를 기준으로 오 후보자의 몫만큼 다른 대법관이 사건을 더 배당(11분의 1씩)받았다.

사회적으로 대법원 재판 지연이 문제가 된 상황에서 국회가 재판 지연에 일조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대법원은 대법관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이미 밝힌 적이 있다.

특히 판례를 변경할지 논의할 필요성이 있는 사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건을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도 중단됐다. 전합은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12명의 대법관이 관여한다.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관여하지 않는다.

관여 대법관의 전원합의로 판결하는 소부와 달리 전합은 표결을 통해 판결을 내린다. 찬성과 반대의 수가 같아지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대법원장 포함 13명이 참여하는 것이 관례다. 법률상 대법관 3분의 2만 참여하면 전합 심리가 가능하다.

오 후보자의 공백은 전합 표결만 중단시킨 것이 아니다. 대법관들은 표결을 전제로 합의를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13명이 참여하는 표결과 12명이 참여하는 표결은 합의 방식조차 다르다고 한다. 결국 전합은 올스톱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오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부쳐진 이날 기존에 합의·심리·표결했던 사건의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대법관 임명 지연이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하는 이례적인 전원합의체 선고 기일을 연출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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