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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대법 “미성년 자녀 둔 성전환자 ‘성별 변경’ 허용”

입력 2022-11-24 16:51업데이트 2022-11-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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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가 있는 성전환자에게도 성별 정정을 허가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4일 A 씨가 “가족관계증명서 상 성별을 ‘남’에서 ‘여’로 바꿔 달라”며 낸 등록부 정정 신청 재항고심에서 A 씨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대법관 12명 중 11명의 의견으로 “현재 혼인 상태가 아니라면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별 정정을 불허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성전환자의 기본권과 미성년 자녀에 대한 보호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별 정정의 여지를 둬야 한다는 취지다.

2012년 결혼해 두 자녀를 둔 A 씨는 성 정체성 문제로 2018년 6월 부인과 이혼했다. A 씨는 같은 해 11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2019년 A 씨는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으나 1·2심 모두 A 씨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성별 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2011년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판결의 이유로 성전환자가 성정체성에 따른 성을 법적으로 확인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 성별 정정으로 자녀와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되지는 않는다는 점 등을 들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혼인관계가 없음에도 성별 정정을 불허하는 건 성전환자가 소수자로서 겪는 소외와 고통을 외면해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더욱 고착화·내면화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판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권오혁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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