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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재난 현장’ 방불케 했던 강남역…11년 전과 판박이 물난리 왜

입력 2022-08-09 21:04업데이트 2022-08-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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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는 ‘재난 현장’을 방불케 했다. 시간당 110㎜가 넘는 폭우로 하수가 역류하고 도로 곳곳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인근을 주행하던 차들은 속수무책으로 멈춰 섰고 일부 운전자들은 차를 그대로 둔 채 급히 몸을 피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폭우 때마다 상습 침수 피해를 입었던 강남역 인근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가 이번에도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다시 한 번 서울시의 수방·치수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 예상치 뛰어넘는 폭우로 배수 한계치 넘어
크게보기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시는 강남·서초구 일대에 집중된 이번 피해에 대해 ‘예상치 못한 강우량’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배수종합대책 시행 등을 통해 시간당 85mm 강우를 감당할 수 있게 됐지만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시간당 116mm의 비가 왔다”며 “20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많은 비가 내리다 보니 한계치를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1년 7월에도 이날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각각 시간당 최대 72mm와 86mm의 비가 쏟아지면서 강남역과 양재역 일대에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 곳곳에서 침수와 고립, 정전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시는 2015년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을 통해 강남역 일대 잦은 침수 요인을 △주변보다 낮은 항아리 지형 △하수관로 설치 오류 △반포천 상류부 통수 능력 부족 등으로 꼽고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시는 반포천 유역 분리터널 조성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지만 계획보다 3년이나 완공이 늦어지면서 이번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지하시설인 분리터널은 강남역 등으로 몰리는 빗물을 반포천 증류부로 직접 내보내는 터널이다. 직경 7.1m, 총연장 1162m 규모로 6월부터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당초 2019년 우기 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지반 상태와 예산 등의 이유로 계속 미뤄졌다. 올해 9월 모든 공사를 마치면 시간당 85mm에서 95mm의 강우 대응능력이 올라가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5월 이곳 공사 현장을 찾아 “이 공사가 완성되면 시간당 85㎜의 폭우를 감당할 수 있어 20년에 한 번 오는 빈도의 폭우도 대비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1년 만에 이 일대는 다시 물에 잠겼다.
● 빗물받이 관리 미흡 가능성도
빗물을 배수로로 빼는 집수구, 일명 ‘빗물받이’의 미흡한 관리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8일 현장에는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빗물이 이물질 등 때문에 집수구를 통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와 자치구가 정기적으로 일대 빗물받이를 관리하고 있지만 이물질이 많이 쌓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침수와 같은 기상이변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8일 오후 강남역 일대를 직접 방문한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강남역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일반 기준이 아닌 조금 과하게 생각되더라도 더 많은 강우량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100년 동안 시간당 100mm 이상 온 사례가 6번 정도 되는데 기후변화 문제 등을 고려하면 강남 일대의 강우 처리 용량을 훨씬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시는 처리 용량을 늘리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보다 효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현장 원인 분석 등을 통해 시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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