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가 추천한 ‘광화문 광장 인증샷 스폿’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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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8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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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9개월 만의 공사를 마치고 6일 재개장한 서울 광화문광장. 광화문광장은 차도를 줄여 면적이 두 배가량 넓어졌고, 무더위를 
식힐 분수와 역사 유적 등으로 꾸며졌다. 7일 주말을 맞아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광장 곳곳을 즐기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년 9개월 만의 공사를 마치고 6일 재개장한 서울 광화문광장. 광화문광장은 차도를 줄여 면적이 두 배가량 넓어졌고, 무더위를 식힐 분수와 역사 유적 등으로 꾸며졌다. 7일 주말을 맞아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광장 곳곳을 즐기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의 정원 같아요. 사헌부 터의 역사적 유물을 볼 수 있고 벽천과 소나무, 그 뒤로 광화문이 보입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1년 9개월 만에 재단장한 광화문광장의 설계를 총괄한 조용준 CA조경 소장은 재단장한 광화문광장의 ‘시간의 정원’과 ‘터널 분수’를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 꼽았다.

조 소장은 8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터널 분수 속으로 들어가서 뒤쪽으로 사진을 찍으면 숲과 광화문이 보인다. 그래서 그곳이 정말 좋은 (인증샷) 스폿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광장 설계 목표에 대해 “기존 광장이 정치적 이념들 때문에 집회하는 장소였다면 새로운 광장은 시민들의 일상을 담는 공간을 만들자(였다)”며 “두 번째는 서울 자체의 오랜 역사가 있는데 조선 시대뿐만 아니라 2009년 광장의 역사도 존중해서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공간을 만들자. 세 번째는 도심 속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자연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은 이전보다 넓어진 보행로와 녹지로 호평을 받았다. 조 소장은 “기존 광장이 양측에 각각 5차선 도로가 있었다. 그런데 서측 5차선 도로가 대부분 숲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키 큰 나무부터 작은 나무까지 5000그루 정도 심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구체적으로는 다섯 가지의 테마로 숲을 만들었다”며 “처음 시작점에 느티나무, 느릅나무, 팽나무를 촘촘히 심어 숲이 많은 것처럼 연출했다. 위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공간인데 정자목 밑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세종문화회관 앞쪽에는 산에서 볼 수 있는 참나무 숲, 그 위로 올라가면 사계 정원, 마지막 광화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는 소나무와 진달래를 심어 고풍스러운 풍경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그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조 소장은 “큰 나무를 도심에 바로 갖고 오면 쉽게 죽을 수 있다”며 “초반이라 광장에 그늘이 부족할 수 있지만 점점 자연이 성장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광장에는 훨씬 더 좋은 그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이 재개장한 6일 어린이들이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명량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2.8.6 뉴스1
서울 광화문광장이 재개장한 6일 어린이들이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명량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2.8.6 뉴스1
조 소장은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1932년부터 2020년까지의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한 역사 물길을 기획했고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난중일기나 한산도 대첩 등 다양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종대왕의 한글에서 자음이 17자고 모음이 11자인데 이 글자를 광장 곳곳에 숨겨놨다. ‘모두의 식탁’이라는 큰 테이블에는 ‘ㅕ’와 ‘ㅑ’를 숨겨 놨다. 여야 대표님들이 화합하시라는 뜻”이라며 “여러 역사적 이야기를 놀이로 재밌게 할 수 있게끔 녹여냈다”고 말했다.

설계에 참여한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밤에 가보셔야지 나타나는 글자도 있다. 광장을 재미있게 이용하는 하나의 장치”라며 “‘ㅂ’, ‘ㅅ’을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 가까이 붙어는 있다. 밤에 가셔야 볼 수 있다. 바닥에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별다른 뜻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다. 몇 개 만들어보려고 그랬는데 너무 어렵더라”며 “(글자들에 대해) 너무 의미를 담기보다 ‘나는 이걸 이렇게 해석했다’며 SNS에 올려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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