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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사회

끊이지 않는 동물학대 사건…“사람 공격으로 발전 가능성”

입력 2022-05-14 10:05업데이트 2022-05-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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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동탄, 경북 포항 등 전국에서 동물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사회적 관계에서 해소하지 못한 분노를 동물에 전치시킨 결과로 동물학대가 자행된다고 진단한다. 반복된 동물학대는 곧 약자를 향한 공격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14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동물학대 혐의가 드러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자신의 반려견 푸들을 산 채로 땅에 묻은 견주가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달 27일에는 경북 포항의 한 폐양식장에서 20대 남성이 고양이를 토막살해하고 엽기적인 방식으로 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경기도 동탄에서는 길고양이 50여마리의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20대 남성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는데, 이 남성은 길고양이를 먹이로 유인해 물고문하고, 만삭의 고양이 눈을 터뜨리는 등 잔인한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동물학대 범죄가 잔인한 공격성을 내재하고 있어 사람에 대한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설탐정의 요청으로 A씨 추적에 함께 했던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활동가는 “A씨는 그냥 봤을 때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젊은 청년이었다. 하지만 감정변화가 없고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는 모습이었다”며 “동물을 향한 잔인성이 분명 사람으로 확장되겠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동물학대 사진을 업로드하는 이른바 ‘동물판 N번방’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활동가들에게 “고양이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500만원 사기를 당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법고시를 준비했었다” 등 범행을 한 이유를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권일용 프로파일러 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A씨가 말한 500만원 사기, 사법고시 등은 ‘트리거’다. 누군가를 공격함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심리상태를 보인 대답”이라고 진단했다. 사회적 관계에서 받는 압박이 해소되지 못하자 그 분노가 외부로 향했고, 동물을 향한 학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모든 동물학대범들이 살인범이 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잔혹한 살인범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유년시절에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의 동물학대 경험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을 지낸 배상훈 프로파일러도 “학대범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데 공감과 소통에 해당하는 사회적 지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왜곡된 방어기제가 약자를 향한 공격으로 드러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동물학대를 하는 나잇대가 내려가고 있다. 청소년기에 SNS에서 동물 학대 영상을 무차별적으로 접하다보면 나중에 스스로 실행자가 된다”며 “이런 아이들이 20대 후반으로 넘어가면 그 공격성이 어디로 튈 지는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대의 잔인성이 범행을 할수록 심화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잔혹성의 정도가 점점 더 높아져 결국은 그 공격이 사람을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동물학대도 인간을 향한 범죄와 마찬가지로 법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 교수는 “현재로서는 동물 사체 부검 결과서를 수사에 활용하고 법정에 제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동물 사체를 법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한 수사를 넘어 동물 학대가 일어나는 원인을 찾는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 프로파일러는 “전문 특별사법경찰관을 두고 동물학대범을 정부에서 관리한다는 신호만 줘도 잔혹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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