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에 도망간 여경, 실습 훈련 한 번도 못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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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23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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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가해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도망가 논란이 된 여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현장 대응 훈련 실습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 경위와 B 순경은 코로나19 사태 후 매달 2시간의 물리력 대응 훈련을 모두 온라인으로 이수했다.

해당 훈련은 경찰청이 마련한 ‘경찰관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됐다. 경찰청은 사건 현장에서 범인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현장 대응 매뉴얼을 제정했다.

매달 이뤄지는 이 훈련은 범인의 위해행위 수준에 따라 단계를 나누고 각각의 단계에 따라 경찰관이 대응하는 방법이 교육된다. 원래대로라면 각 경찰서나 지방경찰서에서 인원 소집 후 대강당·체력단련장 등지에서 훈련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교육이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6개월간의 교육을 마친 B 순경은 현장에 배치된 뒤 단 한 번도 물리력 대응 실습 훈련을 받지 못했다.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경찰관이나 시민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대상자에게는 경찰봉이나 테이저건을 쓸 수 있다.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는 행위를 할 경우 권총도 쓸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장 소집은 못 하고 사이버 교육으로만 훈련을 대신했다”며 “아무래도 오프라인 훈련이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현장 대응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 경위와 B 순경은 15일 인천 남동구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 투입됐다. 그런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피습 당하는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하거나 가해자를 신속하게 제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위험에 처한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관할 경찰서장을 직위 해제 조치했다. A 경위와 B 순경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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