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땅 매입-자금조달 주도… 사업설계자 유동규, 이한주가 추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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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논란] 윤곽 드러나는 대장동 개발 사업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4호 대표인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일대 토지 매입을 주도한 것뿐만 아니라 화천대유 사업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개발 사업의 핵심인 토지와 자금을 남 변호사가 중심이 돼 마련한 것이다.

또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을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010년 성남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임용될 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임용추천위원장을 맡은 사실도 드러났다. 남 변호사는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채용 사실을 알려줬고, 정 변호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 밑에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업무를 맡았다.

○ 남욱, 대장동 땅 매입과 초기 자금 마련 주도
28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대장동 일대 등기부등본과 법인등기 등을 분석한 결과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일대 토지 확보 작업을 했던 2012년 3월 대장동 일대 임야 15만 m²를 담보로 부동산 투자회사인 A사로부터 32억 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엠에스비티 대표 이모 씨(55)가 A사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당시 남 변호사는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판교PFV)’ 대표로 저축은행 10여 곳으로부터 돈을 빌려 작업을 벌이다 저축은행 파산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돈줄’이 막힌 남 변호사는 이 씨를 통해 급전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씨는 2013년 3월 판교PFV에 출자한 관계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대장지구 개발사업에 합류했다. 엠에스비티는 화천대유 설립 초반인 2015년 60억 원을 화천대유에 대출해줬다.

남 변호사는 투자자문사 화천대유가 킨앤파트너스로부터 대출을 받는 데도 다리를 놓았다. 킨앤파트너스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남 변호사를 직접 만나 제안을 들었고, 사업성을 확신해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빌린 4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킨앤파트너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행복나눔재단의 전직 대표 박모 씨가 보유한 킨앤파트너스는 최 이사장으로부터 2015년 400억 원, 2017년 226억 원 등 총 626억 원을 대출받아 화천대유에 투자했다.

화천대유에 자금을 빌려준 킨앤파트너스와 엠에스비티는 대출금을 투자금으로 전환 받아 최소 1200억 원의 분양수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화천대유가 보유한 5개 필지( A1·2·11·12, B1블록)의 총 예상 분양수익 3000억 원 중 절반이 넘는 수익이 두 회사로 가는 것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10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남 변호사는 올 4월 300억 원을 주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4층 건물을 샀다.

○ 유동규 이한주 이용철 2010년 인수위서 활동
성남 시내의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을 지낸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2010년 10월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시의회에선 공무원 근무경력 등이 없어 자격 시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성남시의회(3명)와 성남시(2명), 성남시설관리공단(2명)에서 추천받은 7명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구성됐다. 임추위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 다른 한 명을 최종 후보자로 지명했는데, 당시 공단 이사장이 공석이라 황인상 전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이 유 전 사장 직무대리를 최종 임명했다.

당시 성남시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과 이용철 전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를 임추위원으로 추천했다. 이 전 원장은 2010년 성남시장직 인수위와 2019년 경기지사직 인수위에서 활동했다. 이후 경기연구원장을 거쳐 기본소득 공약을 설계하고, 이 지사의 대선캠프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가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최근 사퇴했다. 이용철 전 대표는 이 지사가 과거에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이 전 원장,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 함께 2010년 시장 인수위에서 활동했다. 이 전 원장은 “당시 임추위 위원장으로 프로세스만 관리했다. (유 전 본부장을 뽑는) 캐스팅보트 역할은 안 했다”라며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그때 순조롭게 (진행) 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너무 오래된 얘기라 기억나는 게 머릿속에 하나도 없다”고 했다. 황 전 국장은 “당시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성남=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남욱#유동규#이한주#화천대유#대장동 개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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