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원순, 시민단체 보호 ‘대못’ 박아놔…비정상 개선 쉽지않아”

박창규 기자 입력 2021-09-16 10:01수정 2021-09-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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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전임 시장이 박아놓은 ‘대못’ 때문에 시정 조치가 쉽지 않다”며 박원순 전 시장과 각종 민간보조·민간위탁 사업에 참여한 일부 시민단체, 시민사회를 향해 다시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바로 세우기 가로막는 대못’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며칠 전 ‘서울시 바로 세우기’ 브리핑을 전후로 문제 부분의 개선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고 개선안도 나왔지만 당장 시정 조치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그 이유로 “전임 시장이 박아놓은 ‘대못’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 시절 만들어진 각종 조례나 지침, 협약서 등이 시민단체들의 문제점이 발견돼도 시정 조치를 어렵게 하는 일종의 ‘보호막’처럼 작동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재임 때 만들어진 ‘서울시 민간위탁 관리지침’에는 행정 비효율을 초래하는 각종 비정상 규정이 ‘대못’처럼 박혀 있다”며 세 가지를 예로 들었다. 첫째는 종합성과평가를 받은 기관이 같은 해에 특정감사를 유예 받도록 한 규정이다. 종합성과평가는 민간위탁 기관의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며 감사는 기관 운영이나 사업 수행 과정에서 불법이나 부당함이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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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사업실적이 아무리 우수해도 불법이나 부당한 행위를 했다면 제재를 받는 것이 상식인데 전임 시장 때 만들어진 해괴한 민간위탁지침으로 최소한의 통제도 제때 못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가령 종합성과평가를 받은 위탁기관은 비리나 갑질, 성폭력 등 심대한 문제가 발생해 시민 민원이나 내부고발이 있더라도 즉시 감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둘째는 ‘수탁기관 공모 및 선정 운영 기준’과 관련해 수탁기관이 바뀌어도 고용 승계 비율이 80% 이상 되도록 한 규정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있는 수탁기관을 새로운 단체로 바꿔도 새로 위탁받은 단체가 기존 직원을 대부분 떠안아야 한다는 것. 오 시장은 “모든 수탁기관에 획일적으로 80% 고용승계 규정을 적용하면 10인 미만 소규모 기관은 운영 책임을 지고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관리자까지 고용이 승계돼 변화를 모색할 여지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각종 위원회에 시민단체 추천 인사를 포함하도록 한 규정이다. 서울시 220여 개 위원회에는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다. 오 시장은 “이들이 자기편이나 자기 식구를 챙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득권을 뺏기기 싫어 저항하는 단체도 있을 것이고 시의회의 협력을 구하면서 함께 바꿔나가는 과정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시민과 서울시 직원을 믿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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