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의견수렴 부족 인정”… ‘그린스마트학교’ 사업서 9개교 제외

조유라기자 입력 2021-09-15 14:02수정 2021-09-1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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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강행 추진’ 논란으로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힌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대상학교 중 이미 철회를 요청한 9개교를 서울시교육청이 사업에서 제외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안전은 타협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으나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천구 목동초, 영등포구 대방초·여의도초·강남구 언북초 등 9개교는 이달 초 서울교육청에 공식적으로 철회 요청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은 9개교를 일단 사업 대상에서 제외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9개교 중 안전등급 C등급 이하인 건물이 포함된 3개교는 즉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철회를 신청한 학교 외에 추가로 철회를 희망하는 경우 개별 학교에서 학부모 투표나 학교운영위원회 등 자율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철회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학부모 과반 이상 반대 등 구체적인 철회 요청 기준은 명시되지 않아 학교 현장의 추가 혼란이 예상된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15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무릎을 꿇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40년 이상 노후 학교를 대상으로 개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미래형 교육에 적합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공사 기간에 사용될 모듈러 교사(이동식 임시 교실) 안전성 부족, 개축 시 재학생이 인근 학교로 전학을 갈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2021.9.15/뉴스1
철회를 요청했더라도 안전등급 C등급 이하인 학교는 외부 전문가 등이 포함된 ‘교육시설 정책자문위원회’를 거쳐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철회 여부가 결정된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안전등급 D등급 이하가 나올 경우 개축을 진행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과정에서 학교 및 학부모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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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대상학교는 기존의 지정 방식이 아니라 공모로 모집 방식이 변경된다. 서울교육청은 기존 학교들의 철회가 결정되면 학교 건물이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후순위 학교들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개별 학교별 개축에 따른 어려움, 공사 기간의 학생 배치 등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공감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 “학생, 교직원의 안전은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강행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한 발 물러서 철회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으나 당분간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대상 학교 학부모 연합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2차 기자회견을 가졌다.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이 각 건물의 안전도를 평가하는 기준과 결과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부실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사립학교들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개축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개축과 리모델링으로 지원 방식이 나뉜다. 교육부 내부 지침에 따르면 사립학교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중 리모델링에만 지원받을 수 있다.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는 “사학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이 공립학교에 비해 낙후된 환경에서 교육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학생들은 고교평준화 체제 하에서 학교선택권이 없다”고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학은 설립 주체가 달라 리모델링 대상으로 국한됐다”며 “사학도 개축이 필요한 학교가 있어 이를 교육부에 3월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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