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텅 빈 헌혈의집… “연휴뒤 혈액수급 비상”

이소연 기자 , 송진호 인턴기자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 입력 2021-09-15 03:00수정 2021-09-15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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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 혈액보유량 ‘4일분’ 불과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헌혈의집에서 직원이 헌혈자가 없는 텅 빈 채혈 베드를 소독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요즘엔 오전 내내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는 날이 허다해요. 지금도 비상 상황인데 추석 연휴가 지나면 혈액 보유량이 더 줄어들까 봐 걱정입니다.”

14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헌혈의집. 건물 안에 7개 베드가 마련된 채혈실과 최대 20명이 앉을 수 있는 대기석이 있었지만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하루 40명 넘게 찾았던 곳이지만 최근엔 하루 방문자가 10명에 그친다고 한다. 헌혈의집 관계자는 “추석맞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헌혈 참여를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명절을 앞둔 헌혈의집은 고강도 거리 두기 방침이 수개월째 이어지며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 아래로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 직장, 군인 등 단체 헌혈이 줄어든 데다 채혈 과정에서 밀접 접촉이 불가피해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것 같다는 게 대한적십자사의 설명이다.

14일 기준 대한적십자사의 일일 혈액 보유량은 4일분이다. 일일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분 미만일 때부터 혈액 공급에 ‘부족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간주된다. 의료계에선 “귀성 등 이유로 평소보다 헌혈자가 주는 명절 이후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급감해 ‘주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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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명절 직후 혈액 보유량이 급감해 비상상황을 겪었다. 특히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지난해 설 명절에 타격이 컸다. 설 연휴 직전이었던 지난해 1월 23일 4.5일분이었던 혈액 보유량은 명절 직후 3.2일분까지 큰 폭으로 줄었다. 이 여파로 약 일주일 뒤인 2월 5일엔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밑으로 내려가 ‘주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대규모 단체 헌혈을 통해 혈액 보유량을 끌어올려야 할 때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단체 헌혈을 권장하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의료 활동을 위해 혈액 보유량이 일평균 5일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3일분 미만으로 떨어졌던 혈액 보유량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10일 만에 5일분까지 회복했던 사례가 있다”며 “헌혈의집은 추석 연휴에도 일부 운영되는 만큼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추석 연휴 기간 전국 142개 헌혈의집 가운데 90여 곳이 특별 운영된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송진호 인턴기자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
#혈액수급 비상#혈액보유량#헌혈참여#헌혈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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