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갈림길에 선 HMM… 수출 물류대란 우려

변종국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8-03 03:00수정 2021-08-0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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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상 최대 실적 이어지자… 노조, 임금-성과급 대폭 인상 요구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난색
중노위 조정 실패땐 파업 찬반 투표… 기업들 “현실화땐 수출 비상” 촉각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사 간에 접점을 찾지 못하며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10년 넘게 임금 동결 등을 받아들이며 희생한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생각이다. HMM 노조 파업이 가시화되면 수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산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육·해상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5.5% 인상에 격려금으로 월 급여의 100%를 제시했다.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HMM 육상 노조는 7월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이달 19일까지 중노위 조정에 실패하면 육상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로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보름 남짓 남은 조정 기간이 파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 선원 등으로 구성된 HMM 해원 노조도 3일 사측과 교섭을 한 번 더 해본 뒤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으면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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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은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HMM은 2010년대 해운업계가 극심한 불황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느라 직원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박한 대우를 받아 왔다. 수년간 희망퇴직 단행 등 구조조정을 했고 임금은 동결되거나 올라도 연 1∼2% 인상에 머물렀다. HMM 평균 연봉은 약 6800만 원으로 글로비스, 팬오션, 고려해운 등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보다도 1000만∼2000만 원 정도 낮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연봉 인상 등을 내세우며 경험이 풍부한 HMM 직원들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등을 모두 지급하면 회사는 약 12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HMM 영업이익(약 5조 원)의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HMM의 한 직원은 “지난 10년간 임금이 물가 인상률보다도 낮게 올랐다. 회사 사정이 좋아져서 임금을 조금 더 올려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큰 폭의 임금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3조 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아직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을 크게 올리는 건 부담스럽다. HMM 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채권단으로 관리하는 기업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걸 내부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됐고 국가 경제를 위해 해운물류 지원이 필요한 상황 등을 고려해 임·단협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해상 운임이 오르고 수출할 물건을 나를 배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형 해운사인 HMM이 파업을 하면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HMM 육상 직원들이 1000명 정도 되는데 이들이 몇 시간만 일을 안 해도 수출 관련 업무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루빨리 임·단협을 타결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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