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흉기 들고 여성 집 앞 찾아간 20대 男, 2심서 무죄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29 08:05수정 2021-07-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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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한밤중 흉기를 들고 여성이 사는 집 앞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 최성보 정현미)는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 씨(23)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8월 오전 0시 20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든 채 같은 동에 사는 여성 B 씨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렀다.

B 씨는 인터폰으로 확인한 후 돌아가라고 했음에도 A 씨가 돌아가지 않고 노크를 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검찰은 A 씨가 강간을 목적으로 B 씨의 집을 찾아갔다며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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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측은 1심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을 뿐 손잡이를 돌려본다거나 문을 강제로 열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은 아니다. 주거침입 실행의 착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집에 중문이 있는데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방 안까지 들릴 정도였고 피해자가 인터폰으로 돌아가라고 했는데도 다시 문을 두드렸다. 만약 피해자가 현관문을 열어줬다면 피해자 주거에 침입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여 주거침입 실행 착수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사생활의 평온과 안전을 해치는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공포와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해자 집의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고, A씨 신체가 B 씨의 전용 부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며 특수주거침입이 아닌 특수주거침입미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공동 거주자 사이에서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땐 피해자 전용 부분을 대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면서도 “A씨가 B씨 집 초인종을 누르거나 현관문을 노크한 행위 이외에 B씨 집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손잡이를 돌리는 등 출입문을 열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A씨가 출입문을 열려고 했다면 현실적 위험성으로 보고 유죄 판단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단지 초인종을 누르고 노크만 했다. B씨 집 현관문 앞에 있다 체포된 A씨가 주거침입 행위에 착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주거침입죄의 범죄구성요건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 씨의 행위가 특수주거침입죄 기수라고 볼 수 없고 주거침입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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