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술자리’ 뒤 코로나 확진…NC 선수들 동선도 속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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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NC파크.  2021.7.14/뉴스1 (창원=뉴스1)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NC파크. 2021.7.14/뉴스1 (창원=뉴스1)
사상 초유의 프로야구 중단을 불러 온 NC 다이노스 선수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소속 선수들의 사적 술자리에서 비롯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NC 내야수 박석민은 1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서울 강남구에 있는 방문 경기 숙소에서 팀 동료인 권희동 박민우 이명기 및 여성 외부 지인 2명과 함께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 강남구는 이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박석민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NC 선수 3명을 대표해 코로나19 감염 경로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6~8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방문 경기를 앞두고 5일 오후 10시경 호텔에 도착한 박석민은 동료 선수 3명과 함께 자기 방에서 야식으로 분식을 시켜 먹고 있었다. 그때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던 지인이 ‘구단 버스를 봤다’면서 연락을 해왔다. 박석민은 “그러면 안 됐는데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 나누자’고 (제안)했다”면서 “추가로 룸 서비스로 시킨 치맥(치킨+맥주) 세트를 함께 먹었다. 이때 세트로 나온 맥주 3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4병을 나눠 마셨다”고 털어놓았다.

NC 내야수 박석민
NC 내야수 박석민
이후 박석민의 방을 찾았던 지인 2명이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NC 선수 3명도 확진자가 됐다. 서울 강남구는 “선수 1명은 백신 접종자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최초 역학조사 과정에서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추가 역학조사 결과 5인 이상 모인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동선을 숨겼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NC 1군 선수단 가운데 28명이 자가격리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고, 상대팀 두산에서도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사회를 열어 12일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박석민은 “저를 비롯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겠다”면서도 “하지만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NC 구단은 김종문 단장에게 직무정지 징계를 내리는 한편 황순현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선수뿐 아니라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사적 모임’에 함께 했던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박민우는 이 사건의 책임과 함께 부상을 이유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KBO는 방역 당국의 조사가 나오는 대로 NC 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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