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상황절박” 집회자제 요청하러온 金총리 문전박대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02 14:33수정 2021-07-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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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총리 대국민 담화 “민노총에 간곡히 요청…3일 집회 철회해달라”
민노총 “정부에서 방역 실패한 것을 왜 우리에게 와서”
사진=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민주노총을 방문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 한 채 물러났다.

김 총리는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오는 3일 민주노총이 계획중인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집행부를 만나지도 못한 채 문전박대 당한 것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들 30여명은 이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사라진 빨간 날을’ ‘집회를 보장하라’ ‘말만 노동 존중’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날 오전 10시 58분경 김 총리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오영식 비서실장 등이 동행한 가운데 민주노총 건물 입구에 도착했으나 건물 정문 입구에서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상진 대변인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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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부위원장, 한 대변인과 김 총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한 대변인은 “정부에서 방역 실패한 것을 왜 우리에게 와서 그림을 만들려고 하나. 여기에 하나도 절박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그 말씀은 안 들어 주시고 대통령도 약속하고 총리님도 약속하신 거 아닌가? 저희들의 목소리를 막은 것이다. 야구장이나 공연장은 어떤가? 여기는 감염 위험이 없나?”라고 항의했다.

김 총리는 “이 상황을 좀 더 풀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안되겠나? 어떻게든 좀 도와주시면 안 되겠나. 지금 절박하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어디선가 변이가 퍼져나가기 시작하는데 이게 전국적으로 되면…”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부위원장은 “지금 이 상황은 방역법 위반 아닌가. 야구 경기 다 되고 콘서트 다 되고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국민들 걱정하는 거 알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서 할 수 있고 그런 능력도 있고 경험도 있다. 그러니까 저희들이 낸 집회 신고대로 허가해달라. 저희도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하고 저희 목소리 전달하고 싶다. 그러니까 그렇게 해주시면 아무 문제없고 모든 문제 해결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집회 신고대로 흩어져 50인 이내로 그렇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이 부위원장은 “아니다. 민주노총이 모여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집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결국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내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민주노총에 간곡히 요청드린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고 호소했다.

김 총리는“지금 수도권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불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방역수칙을 지키겠다 다짐하더라도, 전국에서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어 함께 함성과 구호를 외치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제가 오늘 오전 민주노총을 직접 찾아가 요청하고 호소드린 바 있지만,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이번 집회를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만약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1월 총파업 투쟁을 앞두고 3일 정부에 산재사망 근본대책 마련과 재난시기 해고금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을 요구하며 1만 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서울 도심에서 열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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