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檢중간간부 인사 임박…권력수사 대거 물갈이하나

이태훈기자 입력 2021-06-22 11:39수정 2021-06-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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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역대 최대 규모’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예고한 것은 이번 인사의 성격이 정권 수사를 맡고 있는 주요 수사팀장 몇 자리를 바꾸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선 지검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면서 검찰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중간간부의 90% 이상을 교체함으로써 권력형 비리 수사를 지향해온 검찰의 체질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의 폭이 컸던 탓에 중간간부 인사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대상자의 90% 이상을 바꾸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전국 검찰청의 부장검사 대부분이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것으로, 과거 어느 인사보다 청와대와 여권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사의 기본 원칙인 ‘적재적소’와 ‘능력주의’보다 ‘친정부 또는 반정부’ 성향 등 정치적 요인이 중간간부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단행된 검사장급 이산 고위간부 인사에서는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 등 친정부 검사들을 정권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주요 보직에 대거 임명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을 완전히 밀어낸 바 있다.

중간간부 인사가 역대급으로 예고되면서 현재 정권 핵심 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주요 부장검사들의 이동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된 정권 인사들을 수사하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 김 전 차관 관련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해온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등에 대한 인사발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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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3명의 수사팀장들은 모두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등 정권 인사들의 범죄 혐의를 수사 중이다. 주요 수사 대상자들의 기소 여부 판단 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번에 인사이동으로 수사팀이 대폭 개편된다면 해당 수사가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은 수원지검 수사팀이 기소 의견으로 대검에 승인 요청을 했으나 3개월째 수뇌부 판단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전 비리 의혹 수사를 해온 대전지검 수사팀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이들 3명에 대한 기소 의견을 대검에 보고한 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최근 주요 사건 수사 지휘 문제에 대해 “헌법 정신,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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