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 중사 父 호소에 “하하하” 웃은 국선변호사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6-10 09:11수정 2021-06-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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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현실에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고(故) 이모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의 아버지가 ‘부실 변호’ 의혹을 받는 국선변호사에게 이번 일을 더 적극적으로 맡아달라고 부탁하자 국선변호사가 “하하하, 네”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MBC는 이 중사가 사망한 이틀 뒤 이뤄진 이 중사 아버지 A 씨와 국선변호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A 씨가 딸의 사망 소식을 알고 있냐고 묻자 “안다”고 답했던 국선변호사는 ‘가해자가 언제 비행단을 옮겼느냐’는 물음에는 “몰랐다”고 했다. 이어 A 씨가 가해자의 현재 상황에 대해 묻자 국선변호사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듯 되묻기도 했다.

앞서 가해자 장모 중사는 서욱 국방부 장관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사건을 이관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일 구속됐다. 그러나 국선변호사는 A 씨와의 통화 당시 장 중사의 구속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원래 법적으로 구속이 될 수 없다”며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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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 씨가 ‘장 중사의 신병 확보라도 해 달라’고 요청하자 국선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봤을 때 쉽지 않다”며 말끝을 흐렸다. A 씨가 ‘의견서도 내고 강력하게 나서 달라’고 거듭 부탁해도 그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이라 사무실에 갈 수 없다. 2주 뒤에나 제출할 수 있다”며 “공판에서 사용되는 거라서 그때 쓰나 이때 쓰나 다를 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A 씨가 “적극적으로 하셔야 될 것 같지 않냐”고 하자 국선변호사는 “하하하, 네”라고 답했다. 화가 난 A 씨가 “웃냐”고 따지자 국선변호사는 그제야 “아니요. 아니요. 그게…”라며 목소리를 낮췄다. A 씨는 “사람이, 죽은 사람의 아버지 앞에서 웃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앞서 이 중사 유족은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를 지난 7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 측은 국선변호사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한 차례도 면담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고인의 신상을 외부로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선변호사 측은 “신상 유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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