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모에 엄벌을!” 시민 66명의 진정서엔…[THE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3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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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서울남부지법에서 14일 열린다. 재판이 시작된 뒤 법원에는 양부모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가 하루에도 수백 건씩 도착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진정서나 탄원서는 민원성 서류로 법적인 효력은 없다. 재판부의 법률적 판단에 영향을 줘서도 안 된다. 다만 한 변호사는 “형사 재판 양형은 사안의 중대성이나 사회적 효과 등을 고려한다. 진정서를 통해 사회적으로 정인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큰 공분이 일어났는지 알리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사건 초기부터 진정서 보내기 활동을 주도해온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를 통해 진정서 459건을 입수했다. 해당 진정서를 쓴 시민 66명이 이번 재판에서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며 내용 공개에 동의했다. 진심을 담은 66명의 한 마디 한 마디.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고은경 씨(38·세종)

“7살과 22개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정인이도 살아있었으면 이제 22개월이 되었겠네요. 입양 전 정인이의 그 순수하고 밝은 웃음이 자꾸 생각나 한탄스럽습니다. 저희 둘째 아이와 하루 차이인 정인이…. 얼마나 연약하고 예쁠 때인지 알기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저항할 힘이 없는 어린아이를 상대로 한 지속적인 폭력은 성인을 폭행한 사건과는 달리 판단해야 합니다. 정의를 구현해주세요.”

국영근 씨(33·대전)

“아기 아빠입니다. 16개월 너무 어린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된 정인이를 생각하며 늦은 시간까지 잠들지 못합니다. 정인이가 살아있다면 우리 딸과 같은 21개월이 됐을 것입니다. 제 손바닥보다 작은 딸아이 배를 만져보며 어떻게 이 작은 배를 때릴 수가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다시는 아동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이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세요.”

김가영 씨(35·서울)

“정인이 사건을 알기 전까진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동학대에 대해 무지했고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어떤 부모든 다 자식을 소중히 여기리라, 당연히 애지중지 키우리라 생각했어요. 정인이 사건을 접한 뒤 충격과 안타까움과 슬픔에 잠겼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김근하 씨(37·경기 안양)

“16개월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정인이와 또래인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추운 계절이 지나 이제 정인이가 머무는 자리에 파릇파릇 새순이 많이 돋아났습니다. 부디 따뜻해진 날씨처럼 정인이의 힘겨웠던 짧은 생. 그 한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김모 씨(59·여)

“정인이보다 열흘 빨리 태어난 손자가 있는 할머니입니다. 정인이가 가여워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비통해요. 양부모를 향한 용서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정인이가 당한 고통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다는 사실을 알고는 어찌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지… 정말 괴롭습니다.”

김모 씨(37·경남 양산)

“5월 14일은 정인이를 잔혹하게 죽인 피고인의 선고가 있는 날이지요. 너무나도 초조하고 걱정이 됩니다. 정인이는 세상에 없습니다. 아무리 애쓰고 울어도 정인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정인이는 자기를 고통스럽게 만든 양부모를 혼내주라고 외칩니다.”



김민경 씨(캐나다)

“캐나다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정인이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16개월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라기엔 너무나 믿기 힘듭니다. 8개월간 지속된 고문과도 같은 폭행은 살인이 틀림없습니다. 부모로서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엄벌을 주시길 바랍니다.”



김보라 씨(39·대전)

“마지막 순간까지 울지도 못하고 죽은 가엾은 정인이를 생각하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도 아기를 때리지 않습니다.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정인이가 겪었던 삶을 헤아려 주시길 간절히 빌고 빕니다. 정인이를 알고 난 뒤 하루하루가 고통스럽습니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동학대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시길 간곡히 빕니다.”



김성현 씨(42·강원 정선군)

“어른들 잘못으로 아기는 죽었고, 어른들의 그릇된 판단으로 아기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이제는 어른들이 바꿔야 합니다. 지켜야 합니다. 내 아이를 위해 다른 아이들도 지켜야 합니다. 정인이가 온몸으로 남긴 숙제를 이제는 해야 합니다. 정인이를 잊지 말아주세요.”

김아영 씨(35·경북 경산)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오늘도 아이들을 재우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진정서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정인이의 죽음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를 출산했습니다. 정인이는 10월 13일부터 16개월에 머물러 있지만, 둘째는 6개월이 넘었습니다. 둘째가 자랄수록 정인이가 생각나 슬퍼집니다. 정인이에게 가족이란 고통, 배고픔, 외로움으로 가득 차있는 단어일 겁니다. 정인이의 억울함을 위로해 주세요.”

김유진 씨(41·서울)

“양천구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키즈카페에서 정인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왕성하게 뛰어노는 또래들과 달리, 정인이는 두 시간동안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주변 장난감과 친구들, 이모들 등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이의 눈은 사랑하는 엄마를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공포에 떨며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상대를 관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지연 씨(35·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모국에서 벌어진 ‘정인이 사건’을 듣고 나서 한 달 내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요. 어린 나이에 이민을 왔지만 늘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정인이 소식과 함께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형량이 충격적으로 적다는 사실에 한국에 대한 신뢰와 뜨거움이 식어버렸어요. 한 나라의 위상은 그 나라가 힘없는 동물과 아이들에게 어떤 대우를 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김현주 씨(34·경기 남양주)

“27개월 딸아이를 키우는 김현주입니다. 또래보다 작은 아기 16개월 정인이가 사망한 사건을 접하고 진정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생활이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 때마다 엄벌진정서를 쓰며 제발 제 바람이, 아니 대한민국의 모든 정인이 엄마 아빠의 바람이 닿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또 다른 정인이가 생기지 않도록 두 피고인에게 엄중한 벌을 내려주세요.”

김혜리 씨(41·경남 창원)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정인이 사건의 피고인 양부와 양모에게 큰 벌을 내려달라고 진정서를 보내드립니다. 7개월 어린 아이를 입양해서 매일 학대를 하다 9개월 만에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엄벌을 내려주세요. 양부도 하루 빨리 구속해주세요. 양부가 친딸을 직접 키우게 하면 안 됩니다.”

김혜원 씨(43·서울)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영아반 보육교사입니다. 아이들을 돌볼 때마다 정인이가 떠올라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보며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신고의무자인 보육교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용의자 말만 믿고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시켰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아이는 장기 손상에 온몸이 골절되어 사망했습니다.”

김희경 씨(39·경기 부천)

“저는 하늘로 떠난 아기 생각에 밤잠을 못 이루고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심각한 슬픔과 우울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무 관계도 없는 아기지만 이 끔찍한 사건으로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엄마들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노유정 씨(35·서울)

“오늘 정인이 수목장에 가서 웃고 있는 사진을 보니 꼭 살아있는 것만 같아 눈물이 났습니다. 날씨가 너무 따뜻한데 차가운 땅 속에 있는 정인이를 생각하니, 또 이런 따스한 날에도 지옥을 경험했을 정인이를 생각하니,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마저 너무 슬퍼보였습니다. 오늘도 잠투정을 하는 10개월 된 아들을 재우고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우리 정인이도 잠투정을 해보긴 했을까요?”

문미영 씨(전남 무안)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정인이 사망사건을 접한 뒤 매일매일 정인이 이름을 부르며 눈물짓고 있습니다. 잔인한 양부모의 모진 고문과 고통에 숨진 정인이의 한 맺힌 인생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피고인에게 살인죄로 최고 형량을 선고해주시길 간청 드립니다.”

박모 씨(63·경기 고양)

“정인이 또래의 손녀를 둔 할머니입니다. 모진 학대 속에 온 몸의 뼈가 부러지고 췌장이 절단되는 등 가늠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죽어간 정인이 생각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큰 슬픔에 빠져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대는 양모가 했고 자신은 몰랐다는 양부의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정인이 생전에 양부만이라도 기댈 수 있는 따뜻한 품이었길 바랐지만 결심 공판까지 오면서 이는 그저 바람으로 끝났습니다. 양부가 정인이를 ‘귀찮은 X’이라 부르고, ‘온종일 굶겨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이 재판에서 드러났습니다. 양모와 함께 양부에게도 학대와 방임의 죄를 중하게 물어 중형으로 엄벌해주시길 청원 드립니다.”

박제이 씨(39·서울)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4월에도 마음만은 여전히 정인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1월에 머물러 에일 듯 춥기만 합니다. 피고인 양부에게 엄벌을 내려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피해아동을 방치했고, 양모의 학대행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말리지 않고 오히려 부추긴 양부는 이 사건의 명백한 공범입니다. 지은 죄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게 하고 싶습니다. 아동학대범들에게 경종을 울릴 엄중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박주성 씨(33·서울)

“아직 말도 못하는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에 방치된 채 아프다는 표현도 못하고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슴이 아프고 슬퍼서 잠을 못 이룹니다. 어린이집에서 학대 정황을 조기 발견했을 때 경찰들은 왜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을까요. 최초 신고부터 적극 대응을 했더라면 정인이는 아마 살아 있었을 텐데….”

서모 씨

“7세, 4세 두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고통스러운 기억만 가지고 하늘의 별이 된 정인이의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진정서를 씁니다. 정인이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는 우리 애들을 지켜줄 수 있는 안전망이 전혀 없다는 생각에 참 많이 두렵고 겁이 났습니다. 아마 대한민국 대부분 엄마들이 정인이 사건을 접하고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이것이 바로 정인이 사건의 피고인들이 엄하게 처벌돼야 할 이유입니다. 사회가 조금이라도 바뀌어야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서영숙 씨(부산)

“18개월 아기의 할머니입니다. 죽은 아기의 시간은 16개월로 멈춰있지만 14일 더 늦게 태어난 우리 손녀의 시간은 다섯 달이나 더 흘렀네요. 이 늙은이가 그간 많은 세월을 살아오며 많은 일들을 겪으며 이제는 손자 보는 낙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웃고 울고 잘 먹고 싸는 똥도 축복입니다.”

서지영 씨(39·인천)

“20개월 아기엄마입니다. 무수히 많은 엄마, 아빠, 시민의 절절한 진정서를 받아보셨을 겁니다. 아마도 이 돌덩이가 누른 듯 한 마음, 피고인을 향한 분노와 정인이에 대한 죄책감, 이 사회에 대한 답답함은 피고인들이 제대로 된 죗값을 받을 때 조금이나마 풀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저 같은 시민들, 엄마들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고작 아이를 재워놓고 이렇게 진정서를 쓰고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게 전부입니다. 정인이를 위해, 또 세상의 다른 정인이를 위해 써주시길 간청 드립니다.”

손숙주 씨(39·서울)

“태어나서 손 편지를 이렇게 매일 쓰는 게 처음입니다. 도대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잔인하더군요. 그 어린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저희 아이가 지금 6개월이에요. 정인이와 웃는 모습이 닮은 아들이에요. 저는요, 아이가 아플까 노심초사 하루에도 몇 번씩 열 체크를 하고 하루라도 똥을 못 싸면 안절부절못합니다. 아이들은 감정표현을 웃고 우는 걸로 해요. 우리 정인이는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지요. 너무나도 가슴이 미어지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손윤정 씨(39·경기 부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표현을 아시나요? 정인이는 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회초리를 만나야 했습니다. 정인이는 키워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딸이 되고 싶다고 애원한 적도 없습니다. 꽃처럼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아기 정인이에게 이 꽃을 바칩니다.”

송모 씨(40·울산)

“너무나 짧은 생을 살았고, 양부모의 학대로 부모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그 어린아이가 받았습니다. 아기를 낳고 키워보니 아주 어린 아기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다 표현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내가 정인이로 태어났더라면’하고 어린 정인이의 삶을 한번만 헤아려 주십시오.”

신모 씨(43·경기 하남)

“두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정인이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상이 힘들만큼 충격과 슬픔을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정인이가 떠오르고 분노가 치밀어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모든 생명은 고귀하며 존중받아야 합니다. 성인도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느끼며 죽어간 정인이를 두 번 죽이지 말아주세요.”

염혜빈 씨(34·제주 서귀포)

“여섯 살과 80일 된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이따금 저희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 정인이도 좋은 부모를 만났더라면 이렇게 사랑받으며 살지 않았을까 하는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도대체 그 아이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기에 그렇게까지 괴롭힐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옥모 씨(36·서울)

“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무결하게 태어나 사랑받아 마땅했던 아이가 지금은 차갑게 식어서 홀로 땅에 묻혀 있습니다. 그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보태고자 이 글을 씁니다. 23개월 아이가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가끔 화도 나고 너무 지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아이로 인해 더 열심히 살아갈 기운을 얻습니다. 사람이 신기한 게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남의 아이도 예뻐 보이더군요. 그게 제가 남들보다 착하거나 심성이 고와서는 아닐 겁니다. 적어도 사람이라면, 말도 못하는 아기에게 그런 심한 무력은 행사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모 씨(37·서울)

“수년전 발생한 국공립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피해아동 부모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해당 사건 재판 당시 가해교사가 숱하게 재판부에 반성문을 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인 우리 아이와 가족에게는 사과는커녕 맞고소 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형량을 줄이고자 반성문을 내고 있는 정인이 사건의 피고인들과 이 어린이집 교사가 다를 게 무엇일까요?”

이규성 씨(40·서울)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치가 떨리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아무 힘없는 어린아이를 학대한 양모와 이를 방조한 양부를 엄벌에 처해주세요.”

이모 씨(35·경기 평택)

“한 아이를 가진 아버지로서, 이번 사건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아이가 얼마나 학대를 당해야 교통사고에 준하는 상해가 생기는지 상상이 안 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더러운 곳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엄한 판결이 필요합니다.”

이모 씨(35·인천)

“정인이 사건을 알게 된 뒤 늘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실수로 부딪혀서 피멍이 들었는데 그 순간 ‘정인이는 얼마나 아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이 실수로 부딪혀도 순간 눈앞에 별이 핑 돌 정도로 아픈데, 도대체 우리 정인이는 그 여리고 작은 몸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상상해보게 됩니다. 차라리 정인이가 몸이 약하고 아픈 티가 많이 나는 아이였다면, 그렇게까지 되기 전에 병원에 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 그때라도 구사일생으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도 못할 고통 속에 너무나 외로웠을 우리 아가를 제발 생각해주세요.”

이모 씨(39·뉴질랜드)

“정인이 사건을 접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아기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 너무나 미안합니다. 그래도 이 작은 외침을 통해 하늘의 별이 된 정인이가 마음 편히 안식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계속해서 쓰고 또 쓰려고 합니다.”

이모 씨(39·서울)

“결심 공판이 끝난 뒤 일주일, 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피고인들이 정인이를 학대한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작은 아이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감내해야 했던 고통이 너무 크고 엄청나게 느껴져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 세상이, 어른들이 무섭습니다.”

이모 씨(일본)

“정인이 사건 양부는 양육의 의무가 있음에도 학대를 묵인하고 정인이를 방치했습니다. 양부를 양모와 함께 공범으로 엄중히 처벌해 다시는 사회에 활보할 수 없도록, 또 다른 정인이를 구할 수 있게 엄벌에 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윤아 씨(39·서울)

“동물이 낳는 새끼 중에서 가장 약하게 태어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합니다. 송아지도 태어나면 바로 일어나 뛰어다니고 엄마 젖을 먹을 수 있는데, 인간만은 태어나서는 앞도 보이지 않고, 손발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지요. 1년여의 시간, 불철주야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는 뒤뚱거리며 걸음마를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지요. 피고인으로부터 잔인하게 학대당한 정인이는 이렇게 작고 연약한 아기일 뿐이었습니다.”

이은경 씨(38·서울)

“부디 정인이의 끔찍했던 9개월에 공감해주시고, 눈물 흘려주십시오. 그리고 이 땅의 또 다른 정인이를 살리기 위해 이들을 최고형에 처해 학대 가해자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시고 아동학대 처벌의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역사가 되어 주십시오.”

이은주 씨(경기 수원)

“21개월 아기의 이모입니다. 동생이 너무 힘들어해서 잠시 서울에 와서 아기를 함께 봐주고 있습니다. 저는 미혼이고 아동학대 뉴스를 보다 그냥 눈살 찌푸려지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 하고 채널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울면서 하는 얘기를 듣고 우리나라 법이 아동학대에 이렇게 관대한 줄 몰랐습니다. 아기의 장기가, 몸이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은주 씨(44·캐나다)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먼 곳에서 학대받아 죽어가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걱정돼 진정서를 씁니다. 몇 달 전 정인이 뉴스를 접하고 어느덧 선고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우리의 미래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죽어가는 게 너무너무 안타깝고 눈물이 납니다.”

이하경 씨(44·경기 광명)

“두 피고인은 건강하던 아기를 장기간 학대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습니다. 10월 13일 죽음에 이르기까지 상습적으로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를 가했으며, 아기 정인이는 계속되는 학대에 몸과 마음이 모두 멍들었고 점점 웃음을 잃어갔습니다. 돌도 안 된 아기를 3시간 이상 방치했을 때, 어린 아기가 느꼈을 두려움에 너무도 마음이 아픕니다.”

이혜덕 씨(44·부산)

“공인중개사 일을 하며 중학생 아들 1명을 두고 있는 평범한 엄마이자 소시민입니다. 어찌 대한민국 하늘 아래 아가가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죽기 전 누구도 구조할 수 없었던 것인가에 대한 한탄과 탄식이 나왔습니다. 세상 어느 엄마가 그런 행동을 한단 말입니까? 피고인은 한번도 진정으로 정인이 엄마였던 적이 없습니다.”

이혜리 씨(30·경기 파주)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정인이 사건을 접하고 요즘 매일 매일 슬픔과 생각에 사로잡혀, 우리 아이에게 온전한 시간을 내어주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황소가 들이받을 정도의 충격을 받아야 췌장이 절단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췌장이 절단되기까지 이 작은아이가 버텨야했던 고통은 어느 정도였을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성인들도 종이를 만지다가 살짝만 베여도 따갑다며 약을 바릅니다. 길을 걷다가 다리가 접질려 인대가 조금만 늘어나도 아픔에 제대로 걷지도 못합니다. 이 작은 아이는 성인의 반의반도안되는 그 작은 몸으로 더한 고통을 무려 8개월을 버텼습니다.”

임소영 씨(43·경기 수원)

“국민의 공분을 사고 슬픔을 준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의 엄벌을 청하고자 진정서를 올립니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우리 사회의 위험 신호를 부디 무겁게 받아들이시어, 이번 정인이 사건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바로잡아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임송이 씨(캐나다)

“정인이 사건을 멀리 타국에서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주부입니다. 먼저 이런 일이 내가 사랑하는 고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너무나 놀랐으며 정인이가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파 생각하기조차 너무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탄원서를 쓰는 이유는 피고인들이 꼭 합당한 벌을 받아 정인이가 하늘에서라도 편히 잠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임수정 씨(37·경기 파주)

“장기가 절단되고 체중이 급격히 빠지며 8자 붕대를 하고 온 몸에 멍과 상처가 가득했던 아이…. 너무 너무 참담합니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에게 인권을 보장해주세요.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전모 씨(41·경기 시흥)

“딸 둘을 키우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어린이집에서 그렇게 신고를 하고 소아과를 다녀도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어린 아이가 감당해야 할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집작조차 안 됩니다. 강력한 처벌로 재발을 방지해야 합니다. 정인이가 지금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정가영 씨(37·경기 시흥)

“아들이 자다가 자기 손톱으로 얼굴을 긁고 상처가 난 것만 봐도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아장아장 혼자 걸음마를 하다가도 벽에 쿵하고 부딪히면 소스라치게 놀라고 심장이 철렁했었습니다. 짧은 삶에서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고 아파도 아프다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던 정인이의 삶이 부디 헛되지 않게 해주세요.”

정모 씨

“잘 웃고 노래도 옹알거리던 예쁘고 귀여운 아기가 있었습니다. 입양 가기 전부터 벽에 붙어있는 양부모의 사진을 보며 엄마, 아빠의 얼굴을 익히던 아기는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 줄 줄 알고 어떤 성인 남녀의 품에 안겼습니다. 하지만 이 아기는 271일간이나 고문과도 같은 학대를 당하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망했습니다.”

정모 씨(대구)

“정인이와 같은 손녀가 있는 할머니입니다. 일평생 내 아이만 알고, 내 아이들만 챙기면서 평범하게 살아온 제가 정인이라는 16개월의 아기를 알게 됐습니다. 내 아이가 자라 손녀가 생기고 이제는 마음 고생할 일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인이라는 아기는 제가 이 나이가 되도록 흘린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가엾은 아기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그리고 그 아기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고 이 세상에 학대받는 아기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십시오. 짧은 생을 살다간 아기가 조금은 덜 서럽게 그 혼을 위로해주십시오.”

정모 씨(대구)

“정인이 생각에 슬퍼하고, 아파하고, 또 분노하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습니다. 정인이와 달리 저희들에게는 같이 고통을 나누고 다독해주고 위로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습니다. 심지어 언어도 통하지 않은 외국인들까지 같이 분노해주셨습니다.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아기 일에 발 벗고 나서주는 일은 이 나이 먹도록 처음 보았습니다. 그토록 이 사건이 잔인했고, 정인이가 너무 가여웠다는 소리겠지요.”

정희정 씨(38·경기 김포)

“어린 아이의 숨결을 느껴본 적이 있지요? 어린 아기들이 웃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으시지요? 어린 아이들이 해맑게 웃음 짓는 걸 보신 적 있으시지요? 아이들이기에 해맑고 아이들이기에 밝게 웃을 수 있습니다. 우리 정인이도 그랬겠지요. 예쁘고 어리고 건강했던 정인이는 입양이 됐고 입양기간 내내 끝없는 고통 속에 몸부림쳐야 했습니다.”

조선영 씨(39·미국)

“입양아의 참혹한 죽음에 왜 전 세계 엄마들이 자기 자식 일처럼 분노하는지 아십니까? 다들 자식이 있고 키워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온 정성을 다해 보살피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면 어디가 아픈지 입맛이 없는지 걱정하는 엄마, 아빠들이기 때문입니다. 제 자식이 예쁘면 남의 자식도 예쁘다는 걸 알기에, 전 세계의 엄마, 아빠들이 다른 일을 제쳐두고 마음을 모읍니다.”

조영선 씨(캐나다)

“1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허무하게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양부모라는 피고인들이 저지른 만행들이 약한 처벌을 받을까 걱정이 됩니다. 과연 그들은 그 아름다운 정인이에게 얼마나 끔찍한 짓을 한건지 뉘우치고 있습니까? 입양을 꿈꾸는 부모로써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입니다.”

최윤경 씨(36·여)

“정인이 사건을 접하고 계속되는 충격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워 일상생활에서 이 사건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무엇을 한들 정인이가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나 슬프고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선고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한국 아동학대의 중대한 기로가 될 사건입니다.”

한소리 씨(40·서울)

“정인이 사건을 알고 충격과 슬픔에 빠져있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어른도 감당 못할 수준의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정인이의 부검 결과가 너무나 참혹합니다. 피고인이 정인이를 입양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인이는 22개월이 돼 따뜻한 부모의 품에서 행복하게 자라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없을 겁니다.”

김지현 씨(37·경남 양산)

“정인이는 세상에 없습니다. 아무리 애쓰고 울어 봐도 정인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들의 마음속엔 여전히 살아 자기를 고통스럽게 만든 양부모를 혼내주라고 외칩니다. 그 작은 몸으로 온갖 폭력을 받아낸 시간을 함께 분노해주세요. 정인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정인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박연경(39·서울)

“정인이는 죽기 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기에 같은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너무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김지수(40·서울)

“원래 타인의 일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입니다. 정인이를 알고부터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인이는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이름이 되었습니다.”

A 씨(광주)

“9개월 동안 정인이는 매일 폭행을 당하다 결국 온몸이 부서져 참혹하고 가엾게 죽었습니다. 양부는 정인이를 살해한 공범입니다. 죽기 전날 어린이집에서 외롭고 쓸슬하게 웅크리고 있던 가여운 아기 정인이를 기억해주십시오. 입양되기 전 함박꽃처럼 환하게 웃음짓던 복숭아같았던 아기 정인이를 꼭 기억해주십시오.”

B 씨(서울)

“제 딸은 2019년 12월생입니다. 안타깝게 하늘의 빛이 된 아기 천사 정인이와 6개월 차이가 납니다. 제 딸의 몸무게는 10kg입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평범한 몸무게입니다. 하지만 정인이는 8.6kg이었습니다. 입양 전에는 우유처럼 하얗고 포동포동했던 아이였는데 그동안 얼마나 제대로 먹지 못했기에 그랬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C 씨(전북 전주)

“8살, 3살 두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아무리 진정서를 쓴다고 해도 정인이는 살아돌아오지 못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정인이를 죽게 만든 살인자가 우리 주변에서 멀쩡하게 사는 모습을 두고 볼 수는 없기에 오늘도 또 진정서를 쓰게 됐습니다.”

D 군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 입니다. 정인이 사건을 뉴스로 봤어요. 너무 화가 났어요. 아드레날린이 폭발했어요. 정인이를 사망하게 한 양부모에게 엄한 벌을 내려주세요. 그리고 정인이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나라를 바꿔주세요.”

E 양

“안녕하세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6학년 ○○○입니다. 이번 일로 엄마가 아동학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저 또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정인이가 당했을 폭력을 생각하면 그 사실을 몰랐던 제가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밉습니다. 얼마 전 꿈에서 정인이가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소가 났습니다. 정인이가 느꼈던 고통의 몇 억 배 이상 받게 해주세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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