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삼남매 사건’ 父 징역 26년 확정…母도 6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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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7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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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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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 되지 않은 자녀 2명이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질식 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부부에게 대법원이 각각 징역 26년과 6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7일 살인 및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 씨(27)에게 징역 26년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아내 곽모 씨(25)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 부부는 2015년 4월 첫째 아들을 낳은 뒤 2016년 4월 둘째 딸을 출산했다. 일용직 벌이로 모텔을 전전하던 황 씨는 2016년 9월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며 무거운 이불로 덮어둔 채 3시간 동안 방치했다.

2019년 6월에는 생후 9개월이던 셋째 아들을 자신의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했다. 곽 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에서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황 씨의 살인 혐의와 곽 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등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황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에서는 피고인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던 점과 여러 정황을 토대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황 씨에게 징역 23년을, 곽 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한편 검찰과 경찰 조사 결과 황 씨는 첫째 아들에게 동생들을 괴롭히도록 강요한 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부부는 큰아들에게도 학대를 일삼다가 올 1월 정부의 ‘전국 만 3세(2015년)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에서 적발됐다. 큰아들은 공중화장실 등에서 살면서 제대로 먹지 못해 발견 당시 몸무게가 13k도 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유일한 생존 자녀인 장남에 대해 지난해 4월 친권 상실을 청구했고 법원은 최근 황 씨와 곽 씨에 대한 친권 상실을 선고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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