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다단계 코인’ 가상화폐 거래소 압수수색

수원=이경진기자 입력 2021-05-04 19:27수정 2021-05-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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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 한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4일 “A 거래소의 강남본사와 임직원 자택 등 22곳을 오전 9시부터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A 거래소 직원은 이모 대표(31)를 포함해 모두 17명이다. 경찰은 회계장부와 회원명부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식 사업자 등록이 안된 A 거래소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회원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약 1조7000억 원의 돈을 법인통장으로 입금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가상자산에 투자해 6개월 안에 3배인 1800만 원의 수익을 보장 하겠다”, “다른 회원을 유치할 경우 120만 원의 소개비를 주겠다”고 하는 등 수익과 각종 수당 지급을 내세워 회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A 거래소는 전국에 200여 개의 센터를 두고 오프라인 설명회도 개최했다. 센터로 사람들이 찾아오면 직원들은 “A 거래소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시중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가상화폐도 거래할 수 있다”며 신뢰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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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수익금을 회원들에게 지급하면서 회원들을 안심시켰다. 처음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돈을 수익 명목으로 주는 일종의 돌려막기를 했다. 또 수익금을 지급할 때는 A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B 가상화폐를 지급하면서 “아직은 상장 전이지만 미리 사두면 향후 몇 십배의 수익이 날수 있다”고도 했다. 경찰은 이 업체가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 형태로 운영됐지만, 사실상 다단계 코인업체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주부들과 50, 60대 중장년층이 많았다. 한 사람이 수억 원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기준 A 거래소 법인계좌 2,3곳에 남아있는 약 2400억 원을 법원에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해 인용됐다. 법인계좌에는 약 90만 건의 거래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몰수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의 처분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의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지난달부터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수원=이경진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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