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비운의 왕’ 단종의 얼굴은…‘어진’ 첫 공개

이인모 기자 입력 2021-04-14 14:09수정 2021-04-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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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어진(御眞)이 처음 공개됐다. 어진은 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다.

최명서 강원 영월군수와 권오창 화백은 14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심의를 통해 국가표준영정 100호로 지정받은 단종 어진을 소개했다. 단종 어진은 가로 1.2m, 세로 2m 크기로 권 화백에 의해 만들어졌다. 제작에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단종의 능인 장릉을 비롯해 단종의 유적이 많은 영월군은 단종 어진을 표준영정으로 제작해 영월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위상을 정립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알려진 단종 어진은 표준영정이 아니었다.

조선 시대 임금 가운데 생존시 만들어진 어진은 태조 영조 철종 뿐이고 세종과 정조 어진은 후대에 추사(追寫, 사후에 그리는 것)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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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은 17세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으로 수많은 추모 사업과 현양 노력이 있었지만 단종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데는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영월군에 현존하는 단종 관련 그림은 수라리재에서 흰말을 타고 가는 단종에게 신하인 추익한이 머루를 바쳤다는 전설을 형상화한 ‘머루진상도’뿐이다.

단종 어진은 다양한 역사적 고증을 수렴해 추사로 제작됐다. 조선왕조실록 등 사료와 전주 이씨 종중의 골상적 특징을 고려했다. 또 국보 제317호 태조 어진 경기전본과 세조 어진 초본 국립고궁박물관소장본의 공통된 특징을 추출했다.

단종은 1452년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지만 1455년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됐다가 17세인 1457년 영월읍 관풍헌에서 죽임을 당했다. 1698년(숙종 24년)에 왕으로 복위됐고 묘호는 단종, 능호는 장릉이 됐다.

영월군민들은 단종 승하 후 장릉제례와 민속신앙, 칡줄다리기, 국장 재현 등을 통해 추모해 왔다. 특히 1967년부터는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기리는 단종문화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영월군은 당초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단종문화제 때 장릉 경내 단종역사관에 어진을 봉안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개최로 올해 9월이나 10월 중 봉안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 어진은 동강 사진박물관에 보관된다.

최 군수는 “단종 어진이 선양사업의 중심축이 되고 단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충절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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