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전 지지율 1위, 과연 청와대 입성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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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년전 지지율 1위 결과는…

‘대선 1년 전 지지율 1위 후보가 과연 청와대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선전하자 정치권에서 나온 반응이다. 윤 전 총장의 사퇴 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섰을 때도 여권 내에서 같은 말이 돌았다.

동아일보가 최근 치러진 다섯 번의 대선 결과와 각 선거 1년여 전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선 1년 전 지지율이 최종 승리를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1년 동안 펼쳐질 대선 레이스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대선 완주 못 한 반기문 안철수

윤 전 총장의 정치 입문이 가시화되면서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19대 대선에 도전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다. 반 전 총장은 19대 대선 약 1년 전인 2016년 6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성인남녀 100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에서 26%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10%포인트 뒤진 16%로 2위를 기록했다.

정치권 바깥에서 인지도를 쌓았고, 여야 정당 어디에도 몸담지 않았으며, 대선 레이스 참가 전부터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과 반 전 총장은 흡사한 면이 많다. 다만 반 전 총장은 거대 양당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17년 2월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실망했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8대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 정치권의 화제는 ‘안철수 현상’이었다.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8대 대선 11개월 전인 2012년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1%를 얻으며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 박근혜 전 대통령(33%)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북콘서트’ 등을 통해 얻은 대중적 지지 기반을 토대로 안 대표는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문 대통령과 단일화 협상 끝에 출마를 접었다.

○ ‘1%의 반전’ 만든 노무현, 대세론 이어간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1년 전 지지율과 최종 득표율이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경우다. 16대 대선 약 1년 전인 2001년 12월 2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성인남녀 315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7%)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31.6%,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 전 대통령이 1.6%를 기록했다. 그러나 1년 뒤 대선 득표율은 노 전 대통령 48.9%, 이 후보 46.6%였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1년 전부터 줄곧 격차를 둔 선두를 지켜 최종 대선 승리까지 이어진 경우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대선에서 48.7%를 얻어 제1야당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26.1%)을 크게 제쳤다. 당시 대선 11개월 전인 2007년 1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92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2%)에서도 이 전 대통령은 49.2%를 얻어 정 전 의원(2.1%)을 여유 있게 앞섰다.

○ “尹 양당 구도 뛰어넘느냐가 관건”

이런 흐름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론조사 1위가 된다는 건 후발 주자들의 ‘공동의 적’이 된다는 의미”라며 “공세가 본격화되고, 참신함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소멸되는 시점에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도 “반 전 총장, 안 후보 등의 도전과 좌절에 대해 윤 전 총장 측도 충분히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윤 전 총장 측은 당분간 지지율 추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제3지대’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진 윤 전 총장이 거대 양당의 벽을 어떻게 돌파할지도 변수다. 1987년 이후 민주당-국민의힘 계열이 아닌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만큼 한국 정치에 고착화된 양당 구조를 개인 인기나 지지율로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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