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마을, 과거-현재 공존 주거단지로

이청아 기자 입력 2021-03-05 03:00수정 2021-03-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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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형성된 ‘서울 마지막 달동네’
재개발 지정 12년 만에 본격 추진
아파트 등 2500가구 2025년 완공
골목길-계단 일부 생활공간 보존
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의 현재 모습(위쪽 사진)과 이곳에 시가 2025년까지 조성할 상생형 주거단지의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불암산 자락에는 지어진 지 50년이 다 된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 있다. 비탈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슬레이트 지붕은 바람이라도 불면 이내 날아가 버릴 듯 아슬아슬하다.

밤이 되면 자동차 경적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그 흔한 네온사인 하나 없다. 그 대신 오래된 집과 붉은 불빛의 가로등, 그리고 적막함만 남은 곳. 바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백사마을’의 풍경이다.

○ 서울 마지막 달동네 ‘역사 속으로…’

이런 백사마을에 최근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백사마을 일대에 상생형 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약 18만7000m²의 땅에 공동주택 1953가구와 임대주택 484가구가 들어선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이듬해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백사마을은 1967년 청계천 주변에 살던 주민들을 도심 개발과 정비를 이유로 강제 이주시키면서 생겨났다. 물도 전기도 없던 이곳에 철거민들이 하나둘 옮겨오면서 자연스레 마을이 형성된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대부분의 철거민 이주지역이 아파트 단지로 개발됐지만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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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이 풀린 뒤에도 설계안의 층수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오랜 기간 개발을 추진하지 못했다. 결국 서울시와 노원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민이 2017년 10월부터 33번의 회의를 거친 끝에야 어렵사리 정비계획을 수립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 과거를 보전한 ‘상생형 주거지 재생’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의 핵심은 바로 ‘보전’이다. 낡은 저층 주거지는 개발하면서도 마을의 특성과 과거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마을 공동체와 주거지 특성을 살려 재생을 하겠다는 것인데, 전국적으로 처음 도입되는 방식이다. 공공임대주택 부지(4만832m²)에만 적용된다.

해당 부지에는 임대주택 484가구와 마을식당·마을공방이 지어진다. 마을의 골목길과 계단 등 일상 생활공간의 일부도 지금 모습 그대로 남겨진다. 나머지 공동주택 부지(14만6133m²)에는 최고 20층 높이의 아파트 단지와 기반시설이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196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마을사를 보전하면서 재개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백사마을 재개발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마을 안에는 마을전시관도 들어선다. 서울시가 ‘생활문화유산 기록·발굴 사업’을 통해 약 2년간 수집한 백사마을 관련 자료·사진, 생활물품이 이곳에 공개될 예정이다. 마을의 현재 지형과 건물 내·외부, 골목, 벽 등을 3차원으로 기록한 3D 스캐닝 자료도 볼 수 있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기존에 살고 있던 주민들의 내몰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재생 모델을 발굴해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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