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이웃 주민 “사망날, 덤벨 떨어지는 듯한 큰소리 여러 번 났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3-03 15:56수정 2021-03-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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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부모 아랫집에 살던 주민이 “정인이 사망 당일 위층에서 덤벨이 떨어지는 듯한 큰소리가 여러 번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는 정인이가 강한 외부 충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정인이의 양부모의 아파트 아래층 주민인 A 씨는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열린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진술했다.

A 씨는 “정인이가 사망한 날 저녁 시간 위층에서 ‘쿵’하는 큰소리와 함께 심한 진동이 여러 번 있었다”며 “헬스클럽에서 무거운 덤벨을 떨어뜨릴 때와 비슷한 둔탁하고 큰소리였다”고 했다. 이어 “평소 같으면 그런 소리(층간 소음)가 들려도 참았는데 그날은 너무 소음이 심했다”며 “아이들이 뛰는 소리와는 달랐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소음 때문에 처음 정인이 양부모 집에 올라갔는데 문을 살짝 연 양모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며 ‘지금은 이야기할 수 없고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하더라”며 “양모의 얼굴 표정이 어두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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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이전에도 장 씨가 집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추석 전후로 악을 쓰는 여자의 고성과 물건을 던지는 소리가 나서 부부싸움인가 했더니 상대방 소리는 듣지 못했다”며 “남성의 목소리를 들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장 씨의 지인인 B 씨도 참석해 정인이 양모가 외출할 때 정인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거나 차에 혼자 두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증언했다. B 씨는 “정인이 입양 후 총 15번 정도 집 밖에서 만났는데 그 중 5번 정도는 양모가 정인이를 동반하지 않았다”라며 장 씨가 정인이를 방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 씨는 또 지난해 여름 장 씨와 카페에서 만났을 때 장 씨가 정인이를 수시간 동안 차에 혼자 있게 했다고 말했다. B 씨는 “당시 장 씨가 ‘정인이가 차에서 잠들어 차 안에 두고 나왔다’고 했으며 1시간이 지나서도 ‘차에 둔 휴대폰으로 정인이를 확인하고 있다며 괜찮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양모 장모 씨(35)는 이후 정인이를 데리고 B 씨와 함께 식당에 갔다. 평소 양모는 지인들에게 ‘정인이가 밥을 먹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으나 B 씨가 그날 본 모습은 달랐다고 진술했다.

B 씨는 “장 씨가 말했던 것과는 달리 정인이는 밥을 곧잘 먹었다”며 “다만 아이에게 맨밥만 먹여 다른 반찬도 먹여보라고 권했지만 장 씨는 ‘간이 돼 있는 음식이라 안 된다’고 밥과 상추만 먹였다”고 말했다.

B 씨는 “정인이가 양모에게 입양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수척해져 갔다”며 “지난해 3월 정인이를 처음 봤을 때는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8월에 다시 만난 정인이의 얼굴은 까맣게 변해 있고, 살도 많이 빠져 있었고 허벅지에 얼룩덜룩한 멍과 같은 자국과 이마 상처 흔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한 데 이어 10월 13일에는 정인이에게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아동학대치사)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편 안모 씨(38) 역시 앙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아동유기 ·방임 등)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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