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北이냐”…‘개성공단 재개염원’에 공무원 댓글 동원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2월 10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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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개성공단 재개 염원’ 콘서트 온라인 생중계에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댓글을 달도록 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색 짙은 활동을 하면서 ‘손가락 부대’를 동원한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도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등과 함께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경기 파주시 운정행복센터에서 ‘개성공단 재개염원-개성 잇는 토크콘서트 다시 희망으로’라는 콘서트를 열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5년을 맞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콘서트다. 행사에선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선언 이행의 지름길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개성공단 재개 선언 촉구 공동선언문 낭독, 범국민 연대회의 향후 활동계획 논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콘서트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등을 통해 생중계 됐다. 그런데 채팅창에 경기지역 시·군 공무원들의 출석 댓글이 쏟아졌다. 소속, 부서, 직급, 성명이 포함된 이른바 ‘관등성명’식의 댓글이었다.

누리꾼들은 “여기가 북한 공산당이냐” “대한민국이 맞나?” “아직도 드루킹 놀이를 하냐”라며 비난했다.

경기도는 댓글을 쓰면 교육참석자 상시학습 1시간 30분을 인정해주고, 부서별 교육훈련을 인정해주는 공문을 미리 각 지자체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이 일자 도는 10일 이재강 평화부지사 명의로 사과했다. 이 부지사는 “개성잇는 토크콘서트에 공무원 집중 참여로 불쾌했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며 “경기도는 통일부와 협의해 이 행사를 통일교육 지원법에 따른 공무원 통일교육 범위에 포함, 가급적 많은 공무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여부 확인을 위해 사전참여 신청 후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 소속과 성명을 기입하도록 했는데 동시에 많은 인원이 참여하다보니 다른 참여자의 불편을 초래했다”며 “참여한 공무원들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에 이르게 된 점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평화부지사는 “사전에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충분한 고민이 부족한 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경기도는 최근 연일 개성 공단, 대북 관련 행사와 소식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등 이른바 ‘평화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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