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죽기 직전에 극심한 공포에 휩싸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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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덕에선…
뇌과학 전문가 박문호 박사, 7일 비대면 ‘과학리딩’ 강의
獨 뇌과학자 비르바우머 저서 등 종교가 다루는 죽음의 문제 소개

인간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심리 상태일까. 아마도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실제 많은 종교에서도 죽음의 공포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해마다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독일의 뇌과학자 닐스 비르바우머는 전혀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는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이라는 저서에 “인간은 죽음 직전에 대긍정에 이른다”며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썼다. 이 복음 같은 결론의 연구 방법도 흥미롭다. 죽음에 임박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 뒤 대답할 때의 뇌 혈류 변화를 근적외선분광분석법으로 측정 및 분석했다.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박자세)을 운영하는 뇌과학 전문가 박문호 박사(사진)가 7일 오후 2∼6시 비대면으로 진행할 ‘과학리딩’ 강의(무료)에서 소개할 내용이다. 박 박사는 이 책을 포함해 최근 뇌과학의 눈부신 성과가 반영된 ‘해빗’(웬디 우드),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조지프 헨릭),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보 로토) 등 4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순 요약이 아니라 깊이 있는 해설이다. 박 박사는 “비르바우머는 창의성을 얻기 위해 책의 제목처럼 뇌를 가끔 텅 비우라고 권한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두꺼비집을 내려 전기를 차단하듯 사고와 감각이 멈춰 서는 무심(無心)의 ‘텅 빈 뇌’ 상태를 경험하라는 말이다. 머리는 굴릴수록 잠재된 플러스알파까지 끄집어낸다는 통념은 여기서 뒤집힌다”고 전했다.

습관을 의미하는 ‘해빗’은 ‘인간의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다룬다.

박 박사는 “습관이 완전한 무심의 상태이며 고요함과 안정감의 원천”이라며 “이슬람교가 종교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것은 매일 5번씩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알라신에게 예배하는 의식(ritual)에 힘입은 바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습관의 비밀을 우리가 목표를 이루는 데 적용할 수 있다. 금세 고갈될 의지력 대신 습관이 되게 하는 것이다. 버티고 인내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목숨을 구할 방법을 단 1시간 안에 찾아야 한다면 55분은 올바른 질문을 찾는 데 사용하겠다”고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해법으로 인도하는 탁월한 질문을 찾아내기가 어려운가. 25년간 지각(知覺)의 비밀을 파헤친 보 로토는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에서 우리가 가정과 전제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박사는 “얼마 전 버스승강장에 내걸린 시에서 ‘늙은 하나님’이라는 구절을 발견했는데 ‘신은 생로병사를 겪지 않는다’는 가정을 버리지 않았다면 이런 상상력 있는 표현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 뇌과학이 삶의 습관과 철학의 존재론을 해명하고 종교가 다루는 죽음의 문제에도 깊이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다른 과학저술에 대한 추가적인 강연도 준비 중이다. 강연 정보는 박자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인간#뇌과학#박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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